[경제] 관세에 흐릿한 북미…현대차 ‘중·인 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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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시장 분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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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중국과 인도 시장에 맞춤형 전략을 내세우며 판매망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등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중국과 인도 비중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BHMC)는 이날부터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일렉시오’의 사전판매에 들어갔다. 일렉시오는 기아 EV5와 비슷한 크기(전장 4615㎜, 전폭 1875㎜)로 중국 비야디(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중국 인증 기준 722㎞에 달한다.

일렉시오는 중국 현지에서 개발·생산해 판매되는 차량이다. 중국에서 행운을 상징하는 숫자 8을 전면 주간주행등(DRL) 디자인에 반영했고, 차량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중시하는 현지 소비자 특성을 고려해 27인치 가로형 대형 디스플레이도 실내에 적용했다. 베이징현대는 이날 일렉시오의 가격을 13만 위안(약 2600만원)에서 15만 위안(약 3000만원)으로 책정했다. EV5의 중국 판매가(14만9800위안)와 비슷한 가격이다.

베이징현대는 내년 준중형 전기 세단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중국 전용 전기차 6종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은 급감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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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약 3144만대로 미국(약 1590만대)의 두 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한한령 여파로 중국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점유율이 0.65%(20만4573대, 현대차·기아 합산)에 그쳤다. 한한령 이전인 2016년 판매량 114만2016대(점유율 약 4%)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맞춤형 전기차로 한한령 이전 점유율의 절반만 회복해도 연간 60만대 이상을 팔 수 있다고 현대차가 판단했을 것”이라며 “다만 현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서브 프리미엄급 모델이 여럿 있어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5일 인도 뭄바이에서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2030년까지 인도에 51억 달러(약 7조2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금은 인도 공장 현대화와 맞춤형 신차 연구개발(R&D)에 투입해 하이브리드 SUV 8종과 전기차 5종을 2030년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또 2027년엔 인도 전용 제네시스 모델도 출시해 프리미엄 시장도 공략한다. 현지 생산 설비를 증설해 푸네(연산 25만대)·첸나이(연산 76만대) 현대차 공장과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35만대) 등 그룹 합산 연산 140만대 체제도 수년내 구축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내년 1월부터 인도 출신 타룬 가르그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한다. 1996년 현대차 인도법인 설립 이후 29년 만의 첫 현지인 CEO다.

인도는 중국, 미국에 이은 세계 3위(지난해 523만대) 시장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약 61만 대를 판매해 점유율 11.6%를 기록했으며, 이를 2030년까지 15%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인도 인베스터 데이에서 “점유율 확대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다. 지속 가능하고 수익성 있는 성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커지고 있는 인도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제네시스로 대응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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