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토허지역 옆 동탄선 “집 살 수 있나” 문의 폭증…서울은 잠잠
-
3회 연결
본문

16일 서울 노원구 한 공인중개업소에 급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12곳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20일부터 시행돼 19일까지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가능하다. [연합뉴스]
“어제까지 전화가 불통이더니 오늘은 한 통도 없어요.”
16일 서울 신길동에서 만난 A부동산 관계자는 고강도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문의가 뚝 끊겼다”며 이렇게 말했다. 뉴타운 재개발 호재가 있는 이 동네도 전용면적 84㎡ 아파트 가격이 2~3개월 전 15억원대에서 최근 18억6000만원까지 올랐다. 그는 “규제지역 지정으로 대출 한도가 오늘부터 줄어드니까 어제는 밤늦게까지 계약이 이뤄졌다”며 “하지만 오늘은 전세 낀 매물을 이제 팔지 못하니 걱정이 큰 집주인들 전화만 오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12곳 시·구는 이날부터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으로 지정돼 대출 한도가 축소됐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20일부터 시행돼 19일까지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선 토허구역에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마지막 5일장’(15일 기준 20일까지), ‘골든타임’이란 얘기까지 나왔다.

김경진 기자
하지만 서울 대부분 지역의 중개업소가 한산했다. 아현동 대단지 앞 부동산 관계자는 “여긴 84㎡ 기준 25억~26억원대라 대출 한도가 2억원밖에 안 나온다.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마포 아파트를 팔고 강남으로 갈아타려던 한 손님은 강남 아파트부터 매수했다가 어제 규제로 마포 아파트가 안 팔려 난처한 상황이 됐다”고 귀띔했다.
15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선 매수 문의가 조금씩 이어졌다. 상계동 부동산 관계자는 “여긴 전용 59㎡ 가격이 7억원대니까 전세(3억원) 끼고 살 만하다고 보는 30대 고객의 문의 전화가 꽤 오고 있다”고 했고, 용인 수지구의 공인중개사는 “토허제가 시행되면 집 팔기가 어려워질까 봐 시세보다 1억원 넘게 낮춘 급매가 오늘만 2건 나왔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번에 규제를 비켜간 지역은 문의 전화가 이어진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아침부터 매수 문의가 많다”며 “선호 단지인 ‘동탄역 롯데캐슬’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1억~1억5000만원씩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84㎡가 지난달까지 16억원 초반에 팔렸는데 고층 매물 호가가 17억~18억원이 됐다면서다. 그는 “인근 59㎡ 소형 단지는 9억~10억원대로 전세(4억~5억원)를 끼면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어 전국에서 갭투자 문의가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주거 선호도가 높은 비규제 지역으로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적으로 집값이 많이 오르지 않았는데 규제지역이 된 서울 외곽과 경기도 일부 지역은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동탄2신도시와 인접한 수원시 영통·장안구 등 7곳은 2022년 11월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뒤 이번에 재지정됐지만, 지난 3년간 이들 지역 아파트값은 모두 하락했다. 2022년 10월 대비 지난달 아파트값 하락 폭이 의왕시(-14.93%)가 가장 컸고, 수원 장안(-9.18%), 수원 영통(-8.55%) 등이었다. 수원 영통구에서 만난 한 주민은 “집값이 많이 오른 곳을 규제해야지, 왜 경기도까지 지정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