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李지지율보다 與지지율 더 하락…"정청래·추미애 반감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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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참석차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향하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40% 선 아래로 떨어져 6·3 대선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동시에 하락하는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도층을 중심으로 여당에 더 큰 실망감을 드러내는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15일 조사해 16일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39%를 기록했다. 2주 전 조사보다 2%포인트 하락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 30%대에 진입했다. 대선 한 달 전(5월1주) 39%였던 민주당은 대선 직후 조사(6월 2주)에서 45%로 반등한 뒤 줄곧 40% 방어선을 지켰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에 비해 1%포인트 오른 23%를 기록해 4개월 만에 대선 직후 지지율(23%)을 회복했다. 민주당의 지지율 우세는 여전하지만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16%포인트로 대선 이후 격차가 가장 작았다. 역대 정부가 정권 초 ‘허니문 효과’를 누렸던 걸 고려하면 현재 여당을 향한 민심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김경진 기자
이 대통령의 지지율 역시 시나브로 떨어지고 있기는 매한가지다. 이번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56%, 부정 평가는 35%였다. 직전 조사 대비 긍정은 1%포인트 내렸고, 부정은 1%포인트 올랐다. 캄보디아 납치·감금 사건, 국정자원 화재, 한·미 관세협상 교착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62%를 기록한 9월 1주차 이후 6주째 하락세다. 게다가 수도권에 대한 초고강도 규제가 포함된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른 여론 변화는 이번 조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당정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민주당 지지율 하락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는 “난제가 많은 상황에서 뭐라도 열심히 하려는 대통령에 비해 강성으로만 치닫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 여론의 평가가 더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8·2 전당대회 이후 정청래 대표 체제로 꾸려진 여당을 더 큰 위기로 보는 이유는 중도층 민심에서 찾을 수 있다. 직전 조사에 비해 민주당의 중도층 지지율은 39%에서 35%로 내려갔다. 반면 같은 기간 이 대통령의 중도층 긍정 평가는 58%로 동일했다. 이념 성향이 ‘모름·무응답’으로 분류된 경우에도 민주당(34%→27%)은 하락폭이 큰 데 비해 이 대통령(43%→42%)은 변화폭이 작았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절대 수치로만 봐도 대통령 지지율(56%)이 여당 지지율(39%)보다 17%포인트나 높다”며 “정 대표와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주도하는 강성 민주당이 정권에 대한 반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한국갤럽도 지난달 조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과 진실 공방, 내란 재판부 변경 등 여당 주도 사안들이 대통령 평가에도 반영됐다”며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여당을 지목했다.

김경진 기자
이처럼 당정 지지율 간격이 벌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견인하는 상황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강경 일변도 노선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도 ‘대통령은 밤낮없이 일하는데 여당이 발목을 잡는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당정 간 정책 온도차나 여당 내 불협화음이 지지율 디커플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중도 확장은 허상”이라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최근 주변에 내년 6·3 지방선거 전략과 관련해 “항상 중도인 유권자는 없다. 잘 하는 정당을 지지하는 ‘스윙 보터’가 있을 뿐”이라며 “선거는 어차피 51대 49의 싸움이다. 민주당을 찍어줄 사람이 나와서 찍어주면 우리는 이긴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는 사이 여야 대표의 직무평가가 비슷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 격차는 크지만 양당 대표의 지지율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3~14일 조사한 결과 정 대표 직무평가는 긍정 36.6%, 부정 52.2%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긍정 33.7%, 부정 52.3%)와 긍·부정률이 비슷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모습.뉴스1
우상호 정무수석이 공개적으로 “온도 차”를 언급할 정도로 당정의 불협화음에 관한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일부 이 대통령 강성 지지층은 여당 의원들을 공격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고 여권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유엔총회 순방 기간에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를 강행한 걸 두고 ‘개딸’이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추석 연휴 기간 문자 폭탄을 투척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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