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중·러, 반미연대에 부각에 공들인 김정은…"APEC 앞두고 견제구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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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6일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일을 맞아 축전을 보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답전을 보내고 수교 77주년(10월 12일)을 맞은 러시아 측에는 최선희 외무상을 보내 전략·전술적 협동을 강화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이달 말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중·러 반미연대를 부각하면서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날 시진핑에게 보낸 답전을 통해 "조선노동당 창건 80돌(주년)에 즈음해 열렬한 축하와 따뜻한 축원을 보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한다"면서 "조중(북·중) 친선 협조 관계의 전통을 훌륭히 계승하고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맞게 더욱 강화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시종일관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도 중국 동지들과 함께 사회주의 위업을 실현하는 공동의 투쟁 속에서 북·중 친선관계의 활력있는 발전을 적극 추동함으로써 두 나라 인민의 복리를 증진하고 지역과 세계의 안정을 수호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정은이 직접 한반도·대만 문제와 같은 역내 주요 현안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중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양국의 이익을 수호하는 방향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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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지난 9월 3일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및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며 천안문 망루로 향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김정은이 이날 답전에서 사용한 '지역과 세계의 안정을 수호'한다는 표현은 지난 1일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 76주년 맞아 시진핑에게 보낸 축전에서도 유사하게 등장했다. 양국은 중국이 지난달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戰勝節·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대회) 행사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초청한 것을 계기로 관계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은 북한군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계기로 전방위 밀착을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와의 관계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선희 외무상은 16일 북·러 수교 77주년을 기념해 주북한 러시아대사관이 평양 대동강외교단회관에서 개최한 연회에 참석해 "앞으로도 쌍무관계의 전면적 발전을 추동하고 전략 전술적 협동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외무상은 이어 "김정은 동지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의하여 오늘날 조로(북·러) 친선협조 관계가 새로운 전면적 개화기에 들어섰다"며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기초하여 쌍무관계는 전례 없는 폭과 심도를 가지고 활력 있게 발전하고 있다"고 양국 관계를 평가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 대표단이 참석하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의식한 움직임"이라며 "APEC 무대에서 한·중, 한·러 관계가 부각되는 상황을 우려해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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