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관세, APEC 계기 타결 가능성”
-
10회 연결
본문
미국과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진행하고 19일 귀국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방미 전보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번 방미 협의에서는 대부분의 쟁점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협상의 최종 키를 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등에서 수천억, 수조 달러가 들어와야 공정한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실장을 비롯해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대미 협상단은 이번 방미에서 미국과의 견해차를 상당히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미국은 3500억 달러 선불·직접 투자를 요구해 왔지만, 한국은 외환시장 불안정 등을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방어해 왔다.
김 실장은 “대부분 쟁점은 상당히 의견 일치를 보았다”며 “대한민국 외환시장에 미치는 충격에 대해 충분히 미국에서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조율이 필요한 남은 쟁점이 한두 가지가 있다. 각 부처와 심도 있게 검토해서 추가로 더 협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미 간의 협상의 쟁점은 350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의 ①투자 구조(현금 비중) ②수익 배분 및 투자처 결정(상업적 합리성) 등이 꼽힌다.
한국, 마스가 가속·대두수입 제안…‘3500억 달러 투자방식’이 타결 관건
이와 관련해 출자금을 한꺼번에 납입하지 않고 약정 한도 내에서 필요할 때마다 출자 요구에 응하는 캐피털콜(capital call) 방식과, 이와 연결된 통화스와프 등에 대해서는 양국 간 간극을 좁혔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한국은 직접 투자 대신 보증·대출을 늘리는 방안과 외환시장 충격이 없는 원화 투자 방식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협력인 ‘마스가’ 조기 실행과 미국산 대두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 등도 논의됐다.
다만 한국은 ‘3500억 달러’라는 액수를 조금이라도 줄이자고 요청했지만, 이 부분은 미국이 수용하지 않았다. 김 실장은 “3500억 달러, 이 숫자는 지난 7월 31일 합의된 내용이기에 그 숫자는 제가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한·미 양국 간 상호 호혜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최종 협상안이 돼야 한다는 데 대해선 상당 부분 (미국 측의) 이해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협상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29~30일 방한할 예정이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이태호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미국 입장에서도 중국과의 협상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동맹국인 한국과 협상을 빨리 마무리 짓는 게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무역 협상과 관련한 질문을 받은 후 “우리가 바라는 것은 공정하게 대우받는 것”이라며 “미국으로 수천억 달러, 조 단위 달러 자금이 들어오는 것이 공정의 의미”라고 말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 협상의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