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 53개월만에 마이너스 고용, 원인으로 떠오른 ‘AI 대체효과’
-
16회 연결
본문
미국의 고용시장 둔화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를 누르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확산이 일자리 흐름을 바꾸는 ‘숨은 변수’로 떠올랐다.
20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내놓은 ‘AI 확산이 미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시장 참가자 평가’의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신규 대졸자가 일자리를 얻기 어려운 주요 요인으로 신입직원 업무의 AI 대체를 지적하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비교적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AI에게 맡기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고용지표는 두 달 연속 하향 수정되며, 6월 취업자 수는 53개월 만에 ‘마이너스(감소)’로 전환됐다. (-1만3000명) 7·8월 일자리 증가 폭도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며 고용 위축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테크 부문의 2030 청년층 실업률이 올해 들어 약 3%포인트 상승했다”며 “AI 활용도가 높은 마케팅 컨설팅·그래픽 디자인·사무관리·콜센터 등도 고용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고 짚었다.
학계에서도 비슷한 분석이 나온다. 최근 스탠퍼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개발, 고객 서비스 등 AI 노출이 큰 업종에서 22~25세의 ‘초기 경력자(대학 졸업 후 첫 취업)’의 고용이 약 13% 감소했다.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AI 주도의 일자리 대체가 초기 단계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Fed는 아직 AI의 영향에 대해 신중한 태도다. 앞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은 “AI가 신입사원 고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으나,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말하기 어렵다”며 “지금의 고용 흐름을 좌우하는 주된 요인은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일자리 중 절반 이상(51%)이 AI 도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7%는 AI에 의해 대체되거나 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큰 걸로 분석됐다.
중장기적 영향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골드만삭스는 “AI 도입 초기에는 실업률이 0.3~0.5%포인트 오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산업·일자리 창출과 노동 수요 재조정 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JP모건은 “비반복적 인지노동 직군이 전체 고용의 45%를 차지한다”며 “AI가 이 영역까지 침투한다면, 고용은 둔화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