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4900달러 향해 치솟는 금값…금·채굴기업 ETF 올라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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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주식 위에 나는 금, 투자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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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뜨거운 자산은 주식이 아니라 금(Gold)이다. 올 들어 이달 17일까지 국제 금 선물 가격은 57.9% 뛰었다. 트로이온스(약 8돈)당 미화 4200달러(약 598만원)선을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익률을 계산하면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13.6%), 코스피(56.3%)보다 높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금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붙어 상승세(72.4%)가 더 가파르다. 역대급으로 올라버린 금값은 앞으로도 더 오를까. 오른다면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금 대신 투자처는 없을까. 중앙일보 머니랩이 현시점에서 알아둘 핵심 포인트를 정리했다.

김주원 기자
금값 “내년 말 4900달러 간다”
금값 전망을 두고 시장에선 상승론이 우세하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12월 금값 전망치를 기존의 트로이온스당 4300달러에서 4900달러(약 693만원)로 상향 조정했다. 세계적으로 금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데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내년까지 금 매입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핵심은 세계 중앙은행들의 매수세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의 연간 금 매입량은 2020년 255t에서 2022년 1080t으로 급증했고,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연 1000t 이상을 기록했다. 그 배경으로는 ▶세계 정치·경제 불확실성 확대 ▶무역 갈등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 ▶미국 국가부채 급증에 따른 달러화 약세 ▶내년 중순까지 미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 등을 들 수 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회피 자산이다. 존 리드 WGC 수석시장전략가는 “주식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 금이 더 오를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금 가격 상승은 디지털 자산 시대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며 “앞으로 금은 스테이블코인의 담보자산으로서 전략적 역할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근영 디자이너
금에 투자하는 가장 쉬운 방법
개인투자자가 손쉽게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ETF다. 증권사 주식 계좌에서 주식처럼 언제든 거래할 수 있다. ETF의 연간 수수료(실부담비용률 기준)는 0.5% 안팎 수준인데, 순자산가치(NAV)에서 차감돼 주가에 반영된다. 금 투자 ETF는 ‘국내 증시 상장형’과 ‘해외 증시 상장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 증시 상장형 가운데 국내 금 현물을 추종하는 건 ‘ACE KRX금현물’과 ‘TIGER KRX금현물’이다. 해외 금 현물 추종 상품으로는 ‘KODEX 금액티브’와 ‘SOL 국제금’이 있다.
일반계좌에서 국내증시 상장 ETF를 매매할 때 차익이 있으면 기본적으로 15.4%를 세금으로 뗀다. 이에 비해 ‘절세계좌 3총사’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연금저축, 개인형퇴직연금(IRP)계좌를 활용하면 과세이연·비과세 등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외 ETF 중에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SPDR Gold Shares’가 대표적이다. 국제 금 현물을 추종한다. 해외증시 상장 ETF는 일반계좌에서만 거래할 수 있는데, 1년간 매매차익의 250만원까지 과세하지 않는다. 250만원 초과분에 대해선 22%를 분리과세로 뗀다.
ETF 상품마다 수익률은 제각각이다. 투자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증시 상장 ETF끼리 비교해 보면 최근 국내 금 현물 추종 상품의 성적이 국제 금 현물 추종형보다 월등히 높았다. 국제 금 현물 추종 KODEX 금액티브는 첫 거래를 시작한 지난 6월 17일부터 10월 17일 현재까지 수익률이 34.2%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국내 금 현물 추종형인 ACE KRX금현물은 49.4%에 달했다. 이는 국내 금 현물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더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 시세 대비 국내 시세의 고평가 정도를 나타내는 ‘김치 프리미엄’은 지난 9월 8일 0%대에서 다음날 3%대로 뛰더니 10월 17일 현재 11%를 넘었다.

김주원 기자
“한국서 비싸다면 국제시세 ETF 유리”
김치 프리미엄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국내 금의 절반은 수입에 의존하는데, 관세·운송·보관 비용이 더해지면 자연스럽게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엔 과열 양상이 뚜렷해 급락 위험이 있다. 지난 2월 14일에도 한국 시장 프리미엄이 20%를 넘었다가 한 달 만인 3월 12일 1.93%로 급락했다. 이 기간 국내 금 현물 추종형인 ACE KRX금현물 가격도 15.9% 떨어졌다. 최주연 KRX 일반상품시장부 팀장은 “적정한 김치 프리미엄은 1%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은 실물 매매 중개업체 스태커스의 조규원 대표는 “김치 프리미엄이 높을 땐 국제 금 추종형 ETF에 투자하는 게 좋다”며 “이후 프리미엄이 낮아지면 다시 국내 금 추종형으로 갈아타고 추후 프리미엄 상승에 따른 차익을 노릴 수 있다”고 했다.

김주원 기자
금보다 더 빠르게 오르는 채굴기업
금 채굴기업 투자도 검토할 만하다. 금값 상승기엔 금보다 금 채굴기업 주가가 더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이다. 그 배경엔 금 채굴기업의 특수한 수익·비용 구조가 있다. 금 채굴기업의 비용은 고정비용 위주라서 매출이 아무리 증가해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매출 증가율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훨씬 높다. 가령 비용이 10만원으로 고정된 상황에서 매출이 20만원에서 40만원으로 두 배가 될 때 영업이익은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세 배가 된다. 글로벌 금 채굴기업들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증시 상장 ETF는 ‘HANARO 글로벌 금채굴기업’, 미국 증시 상장 ETF는 ‘VanEck Gold Miners ETF’가 대표적이다. 올해 들어 수익률은 각각 138.2%, 122.8%에 달한다.
금 대비 은 저평가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금의 대체 투자자산인 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은값은 금값에 연동되는데, 상대적으로 저평가 상태라는 판단에서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은값은 평균적으로 금값 대비 69분의 1 수준이었지만, 지난 10월 17일 약 84분의 1배로 낮아졌다. 은값은 올해 4월 21일 금값 대비 105분의 1까지 내려가 최저치를 찍은 뒤 반등하고 있지만, 여전히 저평가 구간이라는 분석이다.
세계은협회는 은 가격이 오를 이유로 “올해까지 5년 연속 은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은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 부문의 급성장이 예상된다는 점도 호재다. 은은 금보다 전도율과 반사율이 높아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배터리 등에 두루 쓰이고 있다. 국내 은 관련 ETF는 ‘KODEX 은선물(H)’이 대표적이다. 국제 은 선물을 추종하고, 올해 들어 73.5% 상승했다. ETF 이름에 ‘(H)’가 붙은 건 환율 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금 선물 자체의 가치만 추종한다는 의미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중에선 ‘iShares Silver Trust’가 유명하다. 국제 은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운용하고, 올해 74.5% 올랐다.

김주원 기자
반면 전문가 사이에선 “국제 금 가격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안전자산 간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이자 안 주는 금이 이자 주는 미국 국채에 밀릴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미국 고용 시장이 회복할 경우 기준금리 인하 흐름에 제동이 걸리면서 금값도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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