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은 캄보디아 경찰이 한국인 10여 명을 추가로 체포하고 2명을 구출했다고 20일 밝혔다. 중앙포토

조현 외교부 장관이 온라인 스캠 범죄에 연루돼 캄보디아에서 감금된 한국인 2명을 추가로 구출했다고 20일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피의자) 10여명을 추가로 체포하고 (범죄시설에 감금 중이던) 2명을 구출했다”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캄보디아 당국은 지난 16일 온라인 스캠 범죄 관련해 현장을 단속했고, 한국인 범죄 혐의자 10여명을 체포했다. 이 중 1명은 감금 신고를 한 인물이라고 한다.

캄보디아 경찰은 이날 현지 시설에 감금돼 있던 한국인 2명도 구출했다. 이들은 이번 주 내로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라고 한다. 앞서 한국 정부는 캄보디아에 구금돼 있던 한국인 64명을 지난 18일 국내로 송환했다.

조 장관은 “캄보디아 사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영사 인력 40여명을 충원하겠다”고도 밝혔다. 현지 재외공관 인력이 부족해 대응이 어렵단 지적에 따라 보완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외교부는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거쳐 해당 인력을 확보한 뒤 추후 배치 지역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캄보디아 공관에는 인근 공관에 근무 중인 영사 인력을 순환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 동남아시아 지역에 조기경보체계를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해자가 대사관에 찾아온 뒤에야 사태를 파악해 대응하는 현 방식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외교부 영사안전국에서 24시간 운영하는 해외안전상황실을 확대할 방침이다.

주캄보디아 대사관은 업무시간 외에도 한국인 피해자들이 영사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현지 게스트하우스도 마련했다. 앞서 리딩방 범죄조직에 감금당했다가 탈출한 피해자가 대사관으로부터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의혹이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조 장관은 “경찰 관련 부처와 함께 조기경보체계를 동남아 전 지역으로 확대해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캄보디아 사태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번 사건을 직접 ODA와 연결하는 건 국격에 맞지 않고, 우리 스스로 ODA를 주고받는 것이라 만드는 것 같아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양국 협의로 ODA 분야를 결정하는데 필요하다면 (캄보디아) 경찰의 능력을 배양하는 쪽으로 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캄보디아에 군사적 조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에 대해선 “주권에 대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그런 일은 없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 달 말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거론하면서 “아세안을 시장으로도 봐야 하고 협력 파트너로도 봐야 한다. 감정적 대응을 해서 우리가 아세안 전체로부터 이미지가 나쁘게 돼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