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덕근 전 산자부 장관 "계엄 선포 듣고 개그 프로 방송하는 줄"

본문

bt1f3af2829932bb943924880fbd69356b.jpg

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등 혐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로 소집돼 가다가 '상황 종료' 문자를 받고 되돌아간 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 법정에서 “(비상계엄 선포 방송을 듣고) 개그 프로인 줄 알았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는 이날 한덕수 전 국무총장의 내란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3차 공판을 열고 안 전 장관과 조규홍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증인으로 신문했다. 안 전 장관은 비상계엄 해제 국무회의에, 조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각각 참석한 바 있다.

안 전 장관은 “대통령실로부터 ‘바로 오라’는 호출을 받고 택시를 타고 가던 중 ‘상황이 종료됐다’는 문자를 받고 다시 귀가했다”며 “택시로 돌아가던 중 라디오에서 비상계엄 선포 방송이 나와 ‘무슨 개그 프로 같은 걸 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고 택시기사와 그런 얘기를 나눴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소집 상황에 대해 “국무회의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생각했다”며 “요건 자체가 성립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무회의에 참석했다면) 찬성하지 않았을 것이고, 안 되는 이유를 설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비상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지연된 경위도 쟁점이 됐다. 국회는 12월 4일 오전 1시 3분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지만, 약 3시간 30분 뒤인 오전 4시 27분에서야 국무회의를 열어 해제안을 의결했다.

안 전 장관은 “왜 이렇게 늦어지냐고 총리가 타박하는데 담당관이 와서 회의 안건 번호조차 확정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재판부가 “안건 번호 확정을 못한 이유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가 절차 없이 진행돼 안건 번호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 아니냐”고 묻자 “맞다”고 답했다.

그는 또 “한 전 총리가 ‘계엄 해제하는 국무회의가 있었으니 계엄을 의결하는 국무회의도 있어야 하는 게 맞다. 아까 회의에 있었던 위원은 남아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냐”고 묻자, 안 전 장관은 “이전 회의를 어떻게 할지 상의해 보자는 수준이어서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btcd3c03f3a76d4fba8b7e3f36ae9b87f3.jpg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등 혐의 사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김용현 증인대 설지 주목 

이날 공판에서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한 전 총리 재판의 증인으로 신청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내란 우두머리 방조 부분은 특검이 기소한 핵심 사안이 포함돼 있다”며 “작년 12월 3일 저녁과 12월 4일 사이 있었던 일은 관련자들의 명확한 증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검의 증인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필요한 경우 직권으로 증인 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283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