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돈바스 다 넘기라는 압박 없었다…현 전선에서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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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내 내각회의실에서 열린 오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부터)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스콧 베슨 재무장관, JD 밴스 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넘기라고 압박했다는 일부 보도를 부인했다. 대신 “현 전선에서 멈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선 고착’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7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젤렌스키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현 상황에서 협상을 시작할 때가 됐다”며 “그들이 있는 곳, 즉 전선에서 멈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지금 있는 그대로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 러시아는 이미 돈바스의 78%를 장악했다고 본다”며 “나중에 협상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우크라이나 전황을 현상 동결하는 방향의 ‘휴전 구상’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이 돈바스를 러시아에 넘기라고 ‘압박’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영토나 군대, 언어 등 러시아 측의 조건을 강하게 주장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포기하는 대신 자포리자와헤르손 일부 지역을 돌려주는 ‘영토 교환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달했으며, 푸틴이 “거부하면 우크라이나를 파괴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전했지만, 트럼프와 젤렌스키 모두 해당 내용을 부인했다.

러시아는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크렘린궁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평화 합의를 위한 진지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푸틴 대통령의 입장은 일관되며 이미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탈군사화와탈나치화, 그리고 동부 돈바스 지역의 완전한 귀속을 요구해 왔다”며 “이 입장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장소로 헝가리 부다페스트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오르반 총리와 건설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오르반과 우호적 관계”라고 설명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러 간 부다페스트 정상회담 준비 작업이 시작됐지만, 세부 일정은 아직 조율 중”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참석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트럼프·푸틴 회담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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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맞은편 라파예트공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친 뒤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푸틴 회담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할 뜻을 밝혔다. 그는 “내가 초대된다면 3자 회담이든,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만난 뒤 나를 만나는 셔틀 방식이든 어떤 형태로도 동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헝가리가 회담 장소로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르반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사방에서 차단해 온 만큼, 그가 긍정적 역할을 하긴 어렵다”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제시한 평화 조건에는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 전역에서 철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 25기 추가 도입이 필요하다”며, 구매 자금은 “동결된 러시아 자산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인프라 피해로 올겨울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 규모의 가스를 유럽과 미국, 아제르바이잔에서 수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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