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쑨양은 못 깬 1분44초 벽, 황선우 뚫었다
-
26회 연결
본문

황선우가 자유형 200m에서 1분43초92의 아시아 신기록을 세운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선우(22·강원도청)가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의 벽을 마침내 돌파했다. 1분43초대는 올림픽 금메달도 딸 수 있는 기록이다.
황선우는 20일 부산 사직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경영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3초92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자신이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세운 한국기록(1분44초40)을 0.48초나 단축했을 뿐 아니라, 쑨양(중국)이 2017년 세운 아시아기록(1분44초39)까지 넘은 신기록이다. 이로써 황선우는 지난 7월 싱가포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이 종목에서 1분44초72로 4위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씻어냈다. 이와 함께 내년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2028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역영을 마친 황선우는 전광판 기록을 확인하고는 포효했다. 시상대에서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내가 원래 눈물이 없고 감정도 잘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데. 오늘은 고생한 세월이 떠올라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며 “수영 인생 내내 1분44초의 벽을 넘고 싶었다. 드디어 1분43초 클럽에 들어왔다. 지난 세월이 한꺼번에 밀려왔다”고 말했다.
황선우는 2022년 부다페스트, 2023년 후쿠오카, 2024년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각각 은, 동,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자유형 200m 세계 정상권 실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부진으로 준결승 9위(1분45초92)에 그쳐 결승 진출에도 실패했다. 올해 싱가포르 세계선수권에서도 4위로 메달 입상에 실패하는 등 침체를 겪었다. 시련을 씻어낸 황선우는 이날 평소의 겸손한 모습과 달리 이례적으로 “내가 해냈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황선우는 “싱가포르 대회 4위 성적은 크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올 초에 훈련량이 부족했는데, 그래도 싱가포르 대회에서 괜찮은 성적을 냈다”며 “싱가포르 대회부터 반등하면서 오늘 1분43초대 기록을 세웠다. 다시 좋아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1분43초92는 올 시즌 세계 3위 기록이다. 2020년 도쿄, 2024년 파리올림픽 이 종목 금메달은 모두 1분44초대였다. 황선우는 “1분43초대를 여러 번 찍어야 올림픽 우승 경쟁을 한다. 아직 이 기록을 내 기록이라 생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종목의 전국체전 4연패도 달성한 황선우는 전날 계영 800m 금메달에 이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남은 개인혼영 200m, 계영 400m, 혼계영 400m도 금메달 유력후보다. 그는 “오늘의 순간을 몸이 기억한다. 이 감각을 내년과 그 이후까지 가져가겠다”며 전국체전을 국제무대를 위한 디딤돌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