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IMF “한국, 구매력 기준 1인당 GDP 대만보다 2만달러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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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2019~2024년) 의식주 물가가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실제물가와 체감물가 간 괴리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뉴스1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 구매력을 반영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대만보다 약 2만달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명목 기준 1인당 GDP가 22년 만에 대만에 따라잡힐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구매력 기준으로는 이미 상당한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IMF가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구매력 평가(PPP·Purchasing Power Parity) 기준 1인당 GDP는 6만5080달러로 지난해보다 3.5% 상승할 전망이다. 그러나 세계 순위는 35위에 머물렀다. 반면 대만은 8만5127달러로 한국보다 2만47달러 높고, 세계 12위에 올라 미국(8만9599달러·11위)에 근접한 수준을 보였다.

한국의 PPP 기준 1인당 GDP는 1980년 2200달러에서 꾸준히 상승해왔지만, 대만은 같은 기간 내내 한국을 앞질러왔다. 2000년 이후 두 나라의 격차는 점차 확대됐으며, 올해 대만의 명목 기준 1인당 GDP도 3만7827달러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3만5962달러)을 넘어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대만의 생활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되는 이유로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을 꼽는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IB) 8곳이 제시한 대만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1.7%에 불과했다. 이는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 5.3%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내년 물가 상승률 역시 평균 1.5%로, 대만은 장기간 안정적인 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몇 년간 대만보다 높았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물가는 2021년 2.5%, 2022년 5.1%, 2023년 3.6%, 2024년 2.3%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대만은 각각 1.97%, 2.95%, 2.49%, 2.18%로 매년 더 낮은 수치를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0%, 내년은 1.9%로 상향 조정했다. 실제로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했으며, 특히 가공식품(4.2%), 수산물(6.4%), 축산물(5.4%)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식료품 물가가 유독 많이 오르는 것은 정부 기능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대응 강화를 지시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본 생필품 가격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국내 농·축산물의 다양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시장 개방과 구조 개혁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저가 상품의 가격이 고가 상품보다 빠르게 오르는 ‘칩플레이션’(cheapflation) 현상이 취약계층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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