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드론 단 지표투과레이더, 더 깊은 땅속 공동 찾는다”…싱크홀 잡는 ‘신기술’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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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1일 부산 사상구 한 도로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가량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트럭 2대가 빠져있다. 연합뉴스

부산시가 주최한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드론을 활용해 싱크홀 위협을 감지하는 기술이 제안돼 화제다. 부산엔 최근 3년간 사상구에서만 10건 넘는 싱크홀이 발생해 이 아이디어가 ‘발밑 공포’를 덜어낼 기술 개발로 이어질지 관심을 끈다.

땅 밑 5m 살펴 ‘싱크홀 위험’ 알림 보낸다

21일 부산시와 동서대에 따르면 최근 부산시가 주최한 제11회 부산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드론을 이용한 싱크홀 사전 예측 기술을 선보인 동서대 창업동아리 싱크사이트(SinkSight)가 전국 300여 참가팀 가운데 2위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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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대 창업동아리 싱크사이트팀장 김준서씨가 세미나에서 싱크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김준서씨

싱크홀은 폭우 등 요인 탓에 생긴 땅속 공동(空洞)이 무너져 내리며 일어난다. 지난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싱크홀 탓에 30대 운전자가 사망했고, 이후에도 대전과 부산 등지에서 싱크홀이 잇따랐다. 부산 사상구 새벽로 일대에선 최근 3년간 15건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현재로썬 지표투과레이더(GPR)를 이용해 공동을 탐지하는 것 이외엔 마땅한 싱크홀 대응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표투과레이더의 경우 땅 아래 약 2m까지만 살필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동서대 싱크사이트 제안한 기술은 ▶지표투과레이더의 주파수를 기존 0.5~1㎓에서 2㎓ 이상으로 높여 땅 아래 5~6m깊이까지 탐사하고 ▶레이더를 드론에 부착해 차량 진입이 어려운 구간까지 공동 탐사 영역을 넓힌 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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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4일 오전 7시쯤 부산 사상구 감전동에서 지름 3m, 깊이 2m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사진 사상구

싱크사이트팀장인 김준서(동서대 건축공학과 3학년)씨는 “땅 아래를 탐사해 모은 데이터와 지하에 매립된 수도ㆍ가스관 정보를 분석해 인공지능(AI)이 싱크홀 발생 위험을 예측한다. 이 정보를 내비게이션 등을 통해 차량 운전자, 혹은 공사현장 관계자 등에게 제공할 수 있다”며 “운용 비용은 기존 싱크홀 탐사 장비(최고 10억원)의 7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4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결과가 나오기까지 6~12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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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대 창업동아리 싱크사이트팀이 드론에 GPR장비를 탑재해 비행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김준서씨

상금 전액 기부… “싱크홀 인명 사고 없길”

동서대는 싱크홀 사고가 집중됐던 사상구 새벽로에서 직선 약 2㎞ 거리에 있다. 김씨 또한 등하굣길에 실제로 싱크홀 사고가 일어나 접근이 통제되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는 “차가 지나거나 보행자가 있을 때 (싱크홀) 사고가 나면 사람이 다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더 효과적인 예방 기술을 연구하고 싶어 선ㆍ후배들과 팀을 만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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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대 창업동아리 싱크사이트가 최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제11회 부산창업아이디어경진대회’에서 2위를 거둬 수상했다. 사진 동서대

싱크사이트는 모두 동서대 건축공학과 소속으로 김씨 이외에 이아영(대학원 석사과정) 안태주(4학년) 윤정훈(2학년) 황성현(2학년)씨가 함께 연구했다. 이번 경진대회 입상으로 받은 상금 600만원은 장애 아동 등을 집중적으로 돌본 학교 인근 ‘에바다 보육원’에 전액 기부했다.

소속 학과 교수이자 공학ㆍ과학기술학 박사인 김대건 교수로부터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김 교수는 “수상 이후에도 관심 있는 학계 및 민간 전문가와 교류하며 이 기술을 상용화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며 “국가 과제 공모 등을 통해 예산이 확보되면 3~5년가량 기간을 두고 싱크사이트팀원들이 연구원으로 일하는 모델도 가능할 듯하다”고 말했다.

부산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는 창업아이디어를 발굴과 청년 창업문화 확산을 위해 치러지는 대회로, 이번 대회에는  전국 대학ㆍ대학원생과 고교생 등으로 이뤄진 336개 팀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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