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손님맞이 준비끝"…APEC 정상회의 개최 앞둔 경주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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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2025 정상회의 개최를 앞둔 20일 오전 정상회의장인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에서 각국 정상들의 경호 이동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 뉴스1

지난 20일 오전 경북 경주시 신평동 보문관광단지 인근. 2차로 도로 위에 수백 대의 순찰차와 싸이카가 경광등을 번쩍거리며 기다란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평소 보기 드문 장면에 운전자와 행인들이 멈춰서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도로를 점령한 순찰차와 싸이카의 행렬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국 정상의 차량 의전에 대비한 대규모 기동·경호 훈련이었다. 이른바 ‘모터케이드(Motorcade)’ 훈련이다.

행사앞 순찰차·싸이카 대규모 훈련

이 훈련은 대통령실 경호처가 주관했다. 행사 참가국 정상들 동선 노출 등을 막기 위해 실시 장소와 동원 인력·장비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순찰차와 싸이카 사이사이 앞유리에 일련번호를 붙인 검은색 승합차들도 끼어 있었는데, 정상이 타고 있는 차량을 가정한 듯한 모습이었다.

앞서 지난달에도 경찰은 APEC 정상회의 50일을 앞두고 요원들 현장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보문관광단지 일대에서 모터케이드 요원 593명과 순찰차 190여 대 등을 동원해 기동·경호 훈련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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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단장한 경북 경주시 경주IC 요금소 모습. 김정석 기자

경주 APEC 정상회의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경주 전체가 각국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한 막바지 채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이하는 것은 완전히 바뀐 경주IC 나들목이다. 다차로로 한층 넓어진 하이패스와 한옥형 요금소, 커다랗게 내걸린 ‘경주’ 한글 현판 등이 눈에 띄었다. 이날 요금소 인근에는 차선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기 위한 도색 작업이 한창이었다.

새롭게 변신한 경주 시내 곳곳 풍경

요금소를 지나 경주로 진입하자 도로가 새롭게 포장돼 쾌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도로변에는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알리는 현수막과 깃발이 줄지어 게시돼 있었다. 주요 교차로마다 첨성대와 다보탑 등 경주를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설치돼 신라의 아름다움을 형상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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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경북 경주시 보문관광단지 내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 새롭게 설치된 LED 전광판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알리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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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경북 경주시 한 교차로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하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김정석 기자

APEC 정상들이 모이는 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는 성공적인 행사를 위한 최종 점검으로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HICO 입구에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5m 높이의 철제 구조물이 세워졌고, 인부들이 건물 안팎을 세척하고 있었다. HICO 외벽에 새롭게 설치된 초대형 LED 전광판에서는 APEC 개최를 알리는 영상이 이어졌다.

보문호수 인근에서 포대 자루와 집게를 들고 쓰레기 줍기에 나선 시민 김윤화(55)씨는 “경주는 지금 APEC 행사 준비로 들썩이는 분위기”라며 “나 역시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 쓰레기 줍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HICO 뒤편에 건설 중인 국제미디어센터는 불과 넉 달 전까지만 해도 기초 골격조차 올라가지 않았던 모습에서 지금은 외형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안전모를 쓴 작업자들이 공사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마무리 작업을 하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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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경북 경주시 보문관광단지 내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운영될 국제미디어센터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김정석 기자

김상철 APEC 준비지원단장은 “현재 모든 인프라 시설은 인테리어 마무리 등 공사 중으로 이번 주 후반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시범운영 과정에서 다시 한번 꼼꼼하게 점검해 행사 운영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최빈국에서 글로벌 10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 산업의 역사와 경북의 저력을 보여 줄 경제전시장도 21일 문을 열었다. ‘과거와 현재, 대한민국이 이끄는 새로운 미래’라는 주제로 꾸며진 경제전시장은 ▶대한민국 산업역사관 ▶첨단미래산업관 ▶지역기업관(55개 기업) ▶K-경북푸드 홍보관 ▶5한(한복·한식·한옥·한글·한지)문화체험관으로 구성됐다.

보문호수에 자율주행 버스도 등장

보문호수 주변 일부 식당 입구엔 ‘월드 음식점’이라고 적힌 팻말도 눈에 띄었다. 경주시는 APEC 정상회의 참가 외국인의 편의를 위해 시설환경, 친절 등 기준으로 월드 음식점 150곳을 지정했다. 지정된 곳에서는 옥외 가격 게시판, QR 외국어 메뉴판, 다국어 지원 스마트 메뉴판, 양방향 통번역기가 비치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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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경북 경주시 보문관광단지 내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한 근로자가 세척 작업을 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보문호 주변 도로에서는 자율주행 셔틀버스도 운행 중이다. 경주시는 정상회의 개최에 맞춰 지난달 10일부터 자율주행 셔틀버스 3대 운행에 나섰다. 이들 버스는 동궁원·HICO·경주월드·엑스포공원 등을 오가며 세계 각국에서 오는 손님들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APEC 정상회의 준비가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지금까지 준비한 것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현장에서 세밀하게 확인하고 완벽히 준비하겠다”며 “이번 정상회의가 역대 가장 성공적인 회의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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