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韓과 공정한 협정 맺어…中도 그러지 않으면 큰 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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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회담 중 취재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달말로 예상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ㆍ중 간 공정한 무역 협정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초 중국 방문 일정이 잡혀가고 있다며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중국이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 도중 취재진과 대화를 갖고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일본과도, 그리고 시 주석과 만날 한국과도 매우 공정한 협정을 맺었다”며 “중국 시 주석과도 매우 공정한 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ㆍ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 미국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약 500조 원)를 투자하는 조건의 무역 합의에 이르렀지만, 대미 투자 패키지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놓고 양국 간 이견이 노출돼 최종 문서화를 앞두고 후속 협상이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을 떠날 때쯤 매우 강력한 무역 협정을 체결하게 될 것”이라며 “양국 모두에 환상적이고 훌륭한 무역 협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ㆍ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中은 희토류, 美는 관세로 위협”
그러면서도 “중국이 우리와 협정을 맺지 않는다면 큰 곤경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빼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공정하게 협상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관세라는 엄청난 힘이 있다. 중국이 협상 테이블에 나와 공정한 합의를 하지 않는다면 157%의 관세를 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평균 55~57%의 관세가 부과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ㆍ중 간 무역 협정 타결에 실패할 경우 11월부터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희토류로 위협했고, 나는 관세로 위협했다”며 “하지만 나는 항공기처럼 다른 많은 것들로도 그들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앨버니지 총리와 서명한 핵심광물 협정도 희토류 수출 통제로 대미 협상력 극대화를 원하는 중국에 맞서 희토류 공급처를 다변화하려는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약 1년 뒤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많은 핵심광물과 희토류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그때에는 가치가 약 2달러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핵심 광물 및 희토류 채굴ㆍ가공 분야 공급망 안보를 위한 미ㆍ호주 협력 프레임워크’에 서명하며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中은 대만 침공 원하지 않아”
몇 차례 중국에 대한 위협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 이날 발언의 무게중심은 “저는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 생각한다”는 쪽에 기울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중국의 2027년 대만 침공 가능성과 관련해 오커스(AUKUS, 미국ㆍ영국ㆍ호주 안보 동맹)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에 대한 억제력으로 작용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필요로 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답했다. 중국은 그간 오커스 협정을 두고 “냉전적 사고로 무기 경쟁을 자극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해친다”며 비판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대만을 침공하는) 그런 일을 원하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미국은 압도적으로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시 주석에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대만 등 관련 사안에서 우리는 매우 잘 협력할 것”이라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미 정보기관은 시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을 공격할 수 있는 군사적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8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임기 동안 중국의 대만 침공은 없을 것이라고 시 주석이 언급했다고 주장했었다.
“내년 초쯤 방중 계획…일정도 잡혀가”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쯤 중국을 방문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중국 방문을 초대받았고 내년 초쯤 방문할 계획”이라며 “일정도 어느 정도 잡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에) 무역 협정을 대가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는 질문에는 “그건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시 주석과 한국에 있을 때 우리는 많은 것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 문제도 논의될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 그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29일 한국을 방문해 1박 2일간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시 주석과 미ㆍ중 정상회담을 가질 거란 관측이 나오는데, 이때 미국이 대만 독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거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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