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휴전 후 오히려 곪은 상처 터진 가자지구…발등에 불 美 부통령까지 이스라엘로
-
33회 연결
본문
간신히 평화가 찾아오나 싶었던 가자 지구에 또 다시 불안감이 드리우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충돌은 물론이고, 하마스의 이스라엘인 고문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등 인도주의 논란이 들끓고 있어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측근을 연이어 이스라엘로 보내 진화에 나섰다.

JD 밴스 미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불안정한 1단계 휴전…美, 2단계 속도전으로 수습
20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JD 밴스 미 부통령은 21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스라엘 측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을 만날 계획이다. 속히 하마스 무장해제,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등의 2단계로 돌입하지 않으면 휴전이 물거품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밴스 부통령 방문 하루 전 스티브 위트코프 미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이 이스라엘에서 휴전 합의 이행 사항을 점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이스라엘-가자 접경을 따라 전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19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 등에서 자국군 2명이 피살됐다며 하마스의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고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가자 보건당국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최소 45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공습을 정당화하기 위해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휴전 후 9일 만dp 무력 충돌이 발생함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재안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앙금 부각
이에 더해 인질들이 겪은 고통이 재조명되는 등 2년 간 전쟁에서 묵혀온 양측의 앙금 역시 더욱 부각되고 있다. 1단계 중재가 휴전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진짜 평화는 이후 과정에 달렸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13일 석방된 이스라엘 인질 아비나탄 오르가 “체중이 약 40% 감소하는 등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인질들이 충분한 영양을 공급 받지 못한 채 오랜 시간 하마스의 지하터널에 갇혀 햇빛도 거의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한 인질이 자신의 무덤을 파도록 강요받는 영상이 공개돼 이스라엘인들의 공분을 산 적이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한 뒤, 인도적 지원 물자를 실은 트럭들이 20일(현지시간) 라파 검문소 이집트 측 출입구를 통과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휴전 후 봉쇄에 따른 가자지구 내 구호품 전달도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관문으로 불리는 라파 개방을 인질 시신 인도와 연계한다는 입장이다. 중재안에 따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인도해야 할 시신은 28구이지만 현재까지 인도된 시신은 13구에 불과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인도가 완전히 이뤄지기 전까지 라파를 개방하기 어렵다면서 구호품 트럭의 출입도 부분적으로만 허용한 상태다.
가자지구 평화를 둘러싸고 외신들 회의적 평가
외신들은 앞으로도 가자지구의 평화가 쉽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BBC는 20일 ‘하마스는 아직 스스로 다시 설 수 있다’ 제목의 기사에서 “하마스가 기술관료형 과도 위원회에 가자지구의 통제권을 넘길 수 있다고 했지만 실질적 무장해제는 조직 정체성과 연관돼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마스는 늘 전쟁을 준비해왔고, 그 증거가 지하터널망”이라고도 분석했다.
60억 달러를 들여 최대 400㎞에 이르는 지하세계를 길이 42㎞·폭 11㎞의 좁은 가자지구 곳곳에 구축해놨는데 이를 쉽게 포기하겠느냐는 의미다. BBC는 지하전 전문가인 예후다 크피르 하이파 공대 교수를 인용해 “이스라엘은 민간 주거지까지 허무는 방식으로 터널망 파괴 작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며 “하마스가 터널 복원 등 인프라 복구를 노리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군인이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 위치한 하마스 지하터널을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 역시 하마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낮추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 포스트는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와 시리아에 그랬듯 하마스를 향해서도 ‘평시’에 더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작전을 펼 것”이라고 봤다. 휴전 후 라파 공습이 보여주듯 하마스의 도발을 명분 삼아 저강도 타격을 가하며 지속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내보낼 수 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