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감금 사건과 관련해 "국제 사기 행각에 대한 대책을 지금보다 훨씬 강경하고 강력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보이스피싱은 오래된 문제이지만, 이제는 국제적이고 조직적인 범죄 형태로 발전했다"며 "통상적인 대응이 아니라 비상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한국인을 납치하거나 유인해 통신 사기를 시키고, 그 이익으로 한 나라의 일부를 점거하듯 활동하는 세력이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어 "국가 권력과 연계됐다는 의혹이 제기될 정도로 뿌리가 깊은 만큼, 인력과 조직을 최대한 투입해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국제 범죄이기 때문에 국가정보원에도 별도로 지시를 내려 대응하고 있다"며 국정원의 적극적 역할을 예고했다.

또한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한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설치 문제를 언급하며 "통신사들이 고객 동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이런 부분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옵트아웃(명시적 거부 시 중단) 방식의 지침을 내려 통신사들이 시행 중이지만, 배터리 소모 문제가 있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보이스피싱 한 번 걸리면 인생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며 "불편하더라도 국민 보호를 위해 기본적으로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로등이 밝다고 잠이 안 온다고 해도 가로등은 설치해야 한다"며 보안 조치의 필요성을 비유적으로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