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건희∙명태균 첫 법정 대면…金, 고개 숙인 채 明증언 들었다

본문

김건희 여사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22일 법정에서 만났다. 재판 과정에서는 첫 대면이다.

bt97c5f9fcb6c22e17e0d836a60203655e.jpg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해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는 자본시장법,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여사의 3차 공판을 열었다. 김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 대선 전까지 명씨로부터 2억744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건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명씨는 오후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재판에서 “여론조사를 진행한 미래한국연구소는 내 것이 아니다”라며 “윤 전 대통령 측에 넘어간 여론조사는 공표 10건, 비공표 4건”이라고 말했다. 검정색 뿔테안경과 마스크를 쓰고 피고인석에 앉은 김 여사는 명씨와는 눈을 마주치지 않고 앞을 보거나 고개를 숙인 채 명씨 증언을 들었다.

명태균 “검찰이 한 가정 도륙” 

특검팀은 명씨가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었던 강혜경씨에게 전화로 “윤석열 올려서 홍준표보다 2% 앞서게 하라”고 지시한 녹취록을 재생했다. 이를 들은 명씨는 “녹취를 잘라서 이렇게 하지 말라고 특검에 분명히 얘기했다”고 반발했다. 명씨가 2021년 6월 김 여사에게 보낸 ‘여론조사 결과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에 관해 묻자 명씨는 “여론조사는 김 여사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다 보냈다. 분석이나 설명한 것도 없이 높게 나왔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수준이 전부”라고 답했다. 명씨는 답변 과정에서 흥분해 고성을 내지르면서 “검찰이 한 가정을 도륙했다. 1년간 인생이 망가졌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btafe040bf9d7d1280e38d6874d3c98845.jpg

공천개입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통일교 뇌물·공천 개입 등 혐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샤넬 직원 “유튜브서 들은 걸걸한 목소리”

앞서 이날 오전엔 통일교 청탁과 관련해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샤넬백을 교환해준 전직 샤넬 매장 직원 문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문씨에 대한 증인신문에선 2022년 4월 11일 유 전 행정관이 강남 신세계백화점 샤넬 매장을 찾은 날에 대한 기억의 정확성이 쟁점이 됐다. 이날은 유 전 행정관이 통일교 측에서 구매한 샤넬백을 다른 가방과 신발로 교환한 날이다. 차액에 대한 추가 결제는 유 전 행정관의 카드로 이뤄졌다.

문씨는 당시 유 전 행정관이 전화로 교환할 제품과 색상 등을 논의하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통화 상대방 여성 목소리를 들었다. 40~50대 목소리로 걸걸한 느낌이었다”며 “목소리가 기사에서 들었던 목소리랑 비슷해서 그날 퇴근하면서 유튜브로 녹음본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문씨는 ‘전화 상대방이 상급자 같았고 유 전 행정관은 존댓말을 사용했다. 상대방이 반말을 썼는데 듣는 사람이 기분 나쁠 수 있는 어투였다고 특검에서 진술했는데 맞느냐’는 특검 측 질문에 “맞다”며 “제품이 어떤지에 관해 물어보는 대화였고 통화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선택하는 대화가 진행됐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대해 김 여사 측은 반대신문에서 “판매 외에 하루 응대하는 손님 숫자가 15명은 될 텐데 월 20일 근무한다고 하면 한 달에 360명, 3년이면 1만2000명을 응대하는데 그날 고객이 한 행동을 기억하는 게 가능하냐”고 지적했다. 재판부도 “1시간을 같이 있었다고 해도 (통화 목소리를 듣고) ‘이 사람이 그 사람 아닌가’ 생각하는 게 평범한 일은 아닌 것 같다. 특정을 할 수 있던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문씨는 “직업상 사람을 많이 보다 보니 목소리를 잘 기억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41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