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의선 5년, DNA 바뀐 현대차의 질주…글로벌 30대 브랜드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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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최근 잇따라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어 화제다. 최근 회장 취임 5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이 그룹의 체질 개선 및 브랜드 가치 제고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최근 발표한 ‘2025 세계 최고 기업’ 평가에서 현대차가 33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가 매긴 ‘2025 글로벌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도 현대차는 30위에 올랐다. 두 기관에서 모두 30위권에 오른 국내 기업은 현대차가 유일하다.

이 같은 호평에 대해 현대차그룹 안팎에선 자동차 수출 기업을 넘어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으로 체질이 바뀐 결과라고 본다. 이종천 숙명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한때 ‘가격 대비 성능’으로 평가받던 현대차가 이제는 기술력과 신뢰로 인정받는 글로벌 톱3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며 “기술 혁신뿐 아니라 브랜드 신뢰와 지속가능성을 함께 구축한 점이 세계 시장의 인식을 바꾼 결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이 2020년 10월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복장 자율화, 수평적 소통 같은 조직문화 개선을 시작으로 성과 중심형 조직으로 전환을 꾀했고, 친환경차 중심의 제품 전략,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글로벌 테크 기업 인수합병(M&A),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굵직한 결정이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지난해 말엔 현대차 최고경영자(CEO)에 호세 무뇨스 전 북미사업 총괄을 선임해 주목을 받았다. 국내 주요 대기업이 주력 사업회사의 CEO를 외국인으로 선임한 건 현대차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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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5 현대자동차그룹 신년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 현대차그룹

무엇보다 실적 성장세가 가팔랐다. 글로벌 판매량 5위권이던 현대차그룹은 2022년 세계 3위에 오른 이후 ‘톱3’를 지키고 있다. 올해 상반기엔 합산 영업이익은 13조86억 원으로, 독일 폭스바겐그룹(10조8600억 원)을 제치고 반기 기준 처음으로 글로벌 2위에 올랐다. 제네시스를 중심으로 한 고급차 전략과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전동화 전략이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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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을 단순한 수출·판매 거점이 아닌, 그룹의 ‘핵심 성장 축’으로 놓고 있다. 2028년까지 미국에 260억달러(약 37조원)을 투자하고 조지아주 신공장을 제조업의 미래를 대표하는 공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런 현대차의 행보에 현지 언론들도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즈(NYT)는 최근 조지아주 엘라벨에 들어선 현대차 공장의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의 미국 투자 전략에 대해 “백악관의 주인이 누구든, 미국 시장은 현대차에 있어 최대의 기회이자 가장 중요한 시험대”라고 분석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조직 유연성과 브랜드 경쟁력 측면에서 과거보다 확실히 글로벌 기업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미국·유럽 시장에서의 규제 대응, 가격 경쟁력, 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 확보가 향후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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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사진 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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