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韓·美·中 내주 연쇄 정상회담에…김정은 "언제나 모스크바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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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다 숨진 전사자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관을 평양에 건설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착공식에 참석해 “평양은 언제나 모스크바와 함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말 경주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에이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11년 만에 방한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이재명 대통령 간 정상회담 등을 견제하기 위한 대러 밀착 행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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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김정은 동지의 참관 아래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착공식이 23일 수도 평양에서 숭엄히 거행됐다"고 보도했다. 뉴스1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자랑스러운 참전 영웅들의 영생을 기원하는 전투위훈기념관이 수도 평양에 건립되게 된다”며 전날 착공식이 열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행사에는 유족과 귀환한 생존 파병 장병도 참석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와 대사관 관계자 등이 함께 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이 기념관이 “나날이 공고화되는 조로(북러)관계의 위대한 상징”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조로(북·러) 두 나라 관계가 한 전호에서 피를 주고받는 가장 높은 신뢰관계로, 생사운명을 같이하는 제일로 진실하고 공고한 불패의 관계”로 승화했다며 “세계의 정의와 부정의가 격돌하는 이 전장에서 조로관계의 굳건함이 가장 엄격한 검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연설 내내 파병과 파병군을 “성스러운 걸음” “경이적이며 심원하다” “숭고하다” 등으로 표현하며 추켜세웠고, 추모관을 “성지”로 불렀다. 또 “숭고한 이상과 염원을 함께 하는 두 나라 인민의 동맹은 정확한 선택이며, 고귀한 피와 목숨으로 이뤄놓은 혈연의 연대와 우의는 참으로 신성하고 무궁한 것”이라며 북·러가 혈맹 관계라는 점을 다시 부각했다.

이처럼 김정은이 직접 과할 정도로 파병의 정당성을 연이어 강조한 건 오히려 파병으로 인한 내부 민심 동요를 의식했다는 방증일 수 있다. 관영매체가 김정은이 병사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모습 등을 보도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동시에 여기에는 다음주 한국에서 한·미·중·일 정상 간 회담이 연이어 진행되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지난달 방중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면서 북·중·러 간 반미 연대가 공고해졌지만, 김정은으로서는 이번 연쇄 정상회담이 한·중 및 미·중 관계 개선과 한·미·일 안보 협력 공고화 등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이에 ‘뒷배’인 러시아와의 밀착을 과시하며 전략적 몸값을 높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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