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영장+도서관’ ‘육아+골프’ 비좁은 서울, 키워드는 ‘1타2피’
-
26회 연결
본문

서울 영등포구 신길 책마루 문화센터를 소개하는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사진 영등포구청]
서울시 자치구가 ‘좁은 땅’의 한계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극복하고 있다. 복합문화센터나 세대통합형 시설을 건립해 지역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서울 각 자치구에 따르면 영등포구 ‘신길 책마루 문화센터’는 도서관과 수영장을 한 건물에 배치했다. 신길뉴타운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의 복합문화시설로 도서관·수영장·체육관·북카페·스터디존을 한데 묶어 운영한다.
한 건물에서 수영하고 음악 듣고 공부

신길 책마루 문화센터는 지상에 도서관이 있고, 지하엔 수영장이 있다. [사진 영등포구]
책마루 문화센터는 서울시가 신길뉴타운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2007년 래미안 프레비뉴 아파트가 기부채납한 부지에 들어섰다. 애초 영등포구는 이곳에 도서관만 세울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역 주민 의견을 반영해 수영장·체육관까지 같은 건물에 집어넣었다.
연면적 7471㎡,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 건물 상층부에는 도서관·열람실·스터디존·음악감상실 등을 배치했고, 1층엔 농구·탁구 등이 가능한 체육관을, 지하 2층엔 25m 길이 수영장을 운영한다. ‘독서와 생활체육’이라는 서로 다른 수요를 같은 공간에서 충족시키려는 설계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신길 책마루 문화센터는 하루 평균 3000명이 방문한다”며 “복합문화시설 덕분에 문화·체육 인프라가 부족했던 신길뉴타운 주민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들어설 예정인 문래예술의전당도 문래동 꽃밭정원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시너지를 도모한다. 자연을 지향하는 수요와 문화예술을 갈망하는 주민 수요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의도다.
이밖에도 영등포구는 대림3유수지 4074㎡ 규모의 종합체육시설을, 양평동에 수영장·체육관·공영주차장 복합시설을 각각 2026~2027년 준공할 예정이다.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같은 공간에

강동구 새로운 복합 문화·복지공간 강동숨터. [사진 강동구]
서울 성동구 ‘서울숲복합문화체육센터’나 성북구 ‘서울성북미디어문화마루’도 비슷하다. 서울숲복합문화체육센터엔 연면적 5589㎡ 규모 건물에 수영장·헬스장·볼링장 등 체육시설과 더불어 어린이집·음악실·영상스튜디오가 있다. 서울성북미디어문화마루도 도서관과 공연장·수영장·미디어센터를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수영장·공공도서관이 300석 규모의 공연장과 함께 있어 문화·체육·교육 기능을 한 번에 제공한다.
서울 강동구가 지난달 개관한 ‘강동숨;터’도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지상 4층~지하 1층 규모로 건립한 강동숨;터는 1층엔 영아를 위한 시설(구립둔촌1동어린이집)이 들어서고, 3층엔 유아를 위한 시설(우리동네키움센터)를 배치했다. 그 사이 2~3층엔 노인을 위한 시설(대한노인회강동구지회·강동시니어문화센터)가 들어서고, 4층엔 전 연령대를 위한 문화공간(강동문화원)이 자리 잡았다.
강동구 최초의 구립 스크린 파크 골프 연습장 ‘둔촌 스크린 파크 골프장’이나 노인대학 역시 같은 공간에 있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강동숨;터를 모든 세대가 문화로 어울리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꾸몄다”고 말했다.

체육시설과 더불어 음악실·영상스튜디오를 갖춘 서울숲복합문화체육센터. [사진 성동구]
이 밖에도 실내수영장과 문화시설을 접목한 송파구 ‘송파구체육문화회관’, 수영장과 북카페를 결합한 금천구 ‘금나래문화체육센터’ 등이 있다.
서울 자치구가 다퉈 복합문화공간을 설립하는 건 서울에 개발 가능한 토지가 극히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돌봄·문화·체육 등 다양한 주민 수요를 한꺼번에 반영하면서 부지·예산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입체적·기능적 재설계를 통한 복합문화공간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미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집만 새로 짓는다고 도시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양한 주민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위해서는 문화·체육·교육 기반 시설이 한꺼번에 들어서야 하는데, 복합문화시설은 이처럼 다양한 수요를 맞추는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