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국서 날아와 밤새웠다”…비도 막지 못한 위아자 나눔위크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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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마포구 스베이스비 연남에서 열린 '위아자 나눔위크 2025'에서 시민들이 특별판매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비행기 타고 날아와서 어제 아침 8시부터 (26시간째) 기다렸어요.”
26일 오전 비가 촉촉이 내리는 서울 마포구 에코빌리지 팝업스토어(pop-up store·임시매장) 현장에서 대기 중이던 중국인 문정(22)씨의 말이다. 에코빌리지 팝업스토어는 제 21회 ‘위아자나눔위크 2025’ 행사의 일환으로 24~26일 선보인 오프라인 공간이다.
이날은 명사 기증품을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위아자 현장 특별판매’ 행사가 열렸다. 정·재계 주요 인사와 스타들이 기증한 애장품을 1인당 최대 3개까지 구입할 수 있는 행사다. 선착순 방식이라 이른 아침부터 대기 줄이 이어졌다.
중국 장쑤성에서 온 문씨는 “엑소 시우민씨가 기증한 테니스 라켓을 구입하기 위해 어제 아침에 왔는데, 당시엔 대기를 안 받아서 계속 기다렸다”며 “어제 저녁 8시에 대기를 허용하자마자 첫 번째로 줄을 섰다”고 말했다.

중국 장쑤성에서 온 문정 씨가'위아자 나눔위크 2025'에 전시된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김경록 기자
위아자 나눔위크 2025 폐막

26일 서울마포구 스베이스비 연남에서 열린 '위아자 나눔위크 2025'에서 시민들이 특별판매대에서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번 행사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탁상 조명,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양복,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넥타이 등을 기증했다. 넷플릭스 요리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로 화제를 모았던 김미령(이모카세) 셰프는 저서·애장품을, 권성준(나폴리맛피아) 셰프는 파스타 접시를 기증하는 방식으로 행사에 동참했다.
행사장에 5번째로 입장한 김대진(50대) 씨는 “지구를 살린다는 취지가 마음에 들어 21년 중 한 해를 제외하고 모두 참석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바둑기사 신진서씨가 사인한 원목 바둑판 등을 구입했다.
요리학교에서 요리를 배우는 고등학생 추진걸(18) 씨는 넷플릭스 요리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출연했던 권성준 셰프가 직접 기획·제작한 머그잔 등을 구입했다. 7번째로 행사장에 입장한 그는 “요리와 운동을 좋아하는데, 류현진 한화이글스 투수의 사인볼도 샀다”며 “올해는 한화이글스가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서보 단색화 770만원 낙찰

25일 서울 마포구 스페이스비 연남에서 열린 '위아자 나눔위크 2025'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강정현 기자
위아자 나눔위크의 오프라인 행사로 열린 위아자에코빌리지는 ‘지구우체국’을 주제로 진행됐다. 기후위기·자원순환 등 환경 문제가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라는 의미와, 누구나 편지·소포를 발송할 수 있듯이 기부·나눔의 메시지를 누구나 주고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에코빌리지는 방문자들이 단순히 물건을 사고 보는 수준을 넘어서서 지구를 위해 편지를 쓰거나 편지를 보내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올해 행사 안내 문구가 “오늘 당신이 일일 지구우체부!”인 배경이다.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사람들은 지구를 위한 일일 우체부가 되어 친환경 미션(mission·임무)을 수행하고, 이를 완료하면 스탬프·보상을 받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탄소정거장’과 ‘위기동물쉼터’, ‘씨앗도서관’, 그리고 ‘순환잡화점’ 등 환경 문제를 인식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방문해 비치된 편지를 수거한 뒤 지구우체국에 전달하면 방식이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체험하면서 참가자들은 기후위기 문제를 인식·공감할 수 있다.

25일 서울 마포구 스페이스비 연남에서 열린 '위아자 나눔위크 2025'에서 참석인사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25일엔 같은 장소에서 위아자나눔위크 포토콜(photo call·명사 사진 촬영) 행사가 열렸다. 포토콜은 주최사(중앙일보·JTBC)·주관사(아름다운가게·위스타트)·후원사(GS칼텍스)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팝업 스토어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단체 사진 촬영 행사다. 장윤경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 박진원 아름다운가게 이사장을 비롯해 김수길 위스타트 회장, 정원엽 GS칼텍스 팀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각자 ‘지구를 위해 일회용품을 거절한다’거나 ‘미세플라스틱이 없는 친황경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등의 환경 서약서를 작성한 뒤 포토월에 서약서를 부착했다. 이어 행사장 1층에 마련한 ‘지구우체국’으로 이동해 대형 우체통에 직접 편지를 넣었다.

26일 서울마포구 스베이스비 연남에서 열린 '위아자 나눔위크 2025'에서 시민들이 특별판매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에 앞서 지난 17~23일엔 경매 행사인 ‘나눔상점×서울옥션’ 프로그램이 온라인에서 열렸다. 경매를 통해 단색화 거장 박서보 작가의 판화 ‘묘법 No.161231’이 770만원에 낙찰했다. 국립현대박물관에서 회고전을 진행 중인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은 270만원에 팔렸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한화이글스의 선발투수 문동주 선수의 친필 사인 유니폼은 230만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삼성라이온즈의 투수 오승환 선수의 사인 유니폼은 17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밖에도 ‘흑백요리사’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안성재 셰프의 요리용 칼은 70만원에, 손종원 셰프의 친필 사인 앞치마는 140만원에 각각 낙찰됐다. 올해 위아자 판매 수익금은 3762만2000원을 기록했다. 수익금은 저소득층 아동·청소년과 기후위기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사용한다. 위아자나눔위크가 지난 20년간 기부한 총 금액은 24억7796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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