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미 조선 공동건조 1호 나오나…HD현대, 미 잉걸스와 ‘군수지원함 M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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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조선소가 미 해군의 차세대 군수지원함을 함께 건조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잉걸스가 미 해군의 차세대 군수지원함 사업을 수주하면, HD현대가 설계·건조 파트너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한·미 협력으로 미국 조선업을 부흥시키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군수지원함 분야에서 양국 공동 건조 사례가 나올지 주목된다.

26일 HD현대는 헌팅턴잉걸스와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MO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북 경주에서 이날 열린 체결식에는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대표(사장)와 에릭 츄닝 헌팅턴잉걸스 전략개발 총괄 부사장이 참석했다.

현재 미 해군은 기존 보급함보다 기동성이 높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차세대 군수지원함 도입을 추진 중이다. 최근 개념설계 입찰 접수가 마감됐는데, 헌팅턴잉걸스가 이 군수지원함 개념설계 사업자로 선정되면 협력 파트너인 HD현대도 설계·건조에 참여하게 된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선박의 콘셉트뿐 아니라 배에 적용될 기술까지 포함해 제시하는 단계”라며 “연내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2028년 이후 건조가 시작될 전망이다.

양사의 협력 건조시 한국에서 만든 선박 블록모듈을 미국에 보내 현지 헌팅턴잉걸스 조선소에서 조립하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HD현대가 울산에서 제작한 블록과 주요 자재를 미국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 조선소와 미시시피주의 잉걸스 조선소에 공급하는 것이다. 미국의 ‘반스-톨레프슨 수정법’은 미 해군의 함선 및 선체, 주요 부품 등을 외국 조선소에서 제작하는 것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이 추진되면 한·미 조선 협력이 유지·정비·보수(MRO)를 넘어 공동건조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MRO 사업의 경우 한화오션이 미 태평양 7함대 소속 군수지원함 2척을 정비했고, HD현대중공업이 ‘USNS앨런 셰퍼드함’의 정비를 수행했다.

HD현대는 헌팅턴잉걸스와 함께 미국 조선 시설 인수에 공동 투자하고, 선박 설계전문 엔지니어링 합작법인 설립도 검토한다. 주원호 HD현대 특수선사업 대표는 “이번 협력은 미 해군이 발주하는 사업에 공동 참여하는, 한·미 조선 협력의 실질적 모델”이라며 “한국의 첨단 조선 기술과 미국의 방산 경쟁력이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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