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상 ETF 209개 성적표 깠다…평균 60% 수익률 낸 ‘톱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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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조 넘은 ETF 시장, 수익률 분석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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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신상품)은 늘 소비자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전 상품보다 세련돼 보이는 데다, 그동안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최신 기법과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의 ‘신상’ 중에 가장 관심을 끄는 건 뭐니뭐니해도 상장지수펀드(ETF)다. ETF는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일종의 펀드지만,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이다. 미래 수익성을 따져 여러 주식에 분산투자하는 만큼 최신 상품일수록 현재 ‘잘나가는’ 종목들을 골라 담았을 확률이 높다. 실제 중앙일보 머니랩이 최근 출시한 신상 ETF(2024년 5월~2025년 4월 상장)를 살펴보니 10개 중 7개가 수익을 냈다. 신상 ETF 포트폴리오에 담긴 종목들만 봐도 최신 투자 트렌드를 알 수 있는 법. 중앙일보 머니랩이 신상 ETF 209개를 전수 분석하고 상장 예정인 따끈한 ETF도 분석했다.

◆최신 ETF 상위 10개 평균 수익률 60%=머니랩이 2024년 5월 이후 출시한 ETF 209개의 상장 뒤 6개월 수익률을 분석해 보니 70%가 훨씬 넘는 153개가 수익을 냈다. 상위 10개 평균 수익률은 60.4%였다. 가장 큰 수익을 낸 상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으로 방산 수혜를 톡톡히 누린 ‘PLUS 한화그룹주’였다. 지난 6월 상장 뒤 6개월 수익률이 134.9%다. ‘SOL K방산’ ‘PLUS 글로벌방산’도 각각 65.3%, 49.4% 수익을 냈다.

눈에 띄는 건 그간 증시를 주도했던 인공지능(AI)주가 상위권에서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는 점이다. 그 대신 휴머노이드 로봇과 양자컴퓨터에 투자한 상품의 기세가 등등하다. 수익률 상위 10개 중 3개가 휴머노이드 로봇 ETF였다. 이들 3개 ETF는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종목을 담고 있는데 평균 수익률이 49%였다. 양자컴퓨터도 기세등등하다. 수익률 상위 20개 중 4개가 미국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을 담은 ETF이고, 평균 수익률도 47%를 훌쩍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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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정부도 주목…휴머노이드 로봇=휴머노이드 로봇은 정부도 주목하는 분야다. 지난 4월 산학연(기업·대학·정부기관) 관계자 350명이 ‘K휴머노이드’ 연합체를 출범시켰는데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올해 15억 달러(약 2조원)에서 2035년 380억 달러(약 54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10년 만에 25배 성장한다고 본 것이다.

정부는 2028년까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 모델)을 구축하고 2030년까지 1조원 이상 민관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서울대 AI연구소를 중심으로 로봇 공용 AI 모델을 개발하고 휴머노이드 하드웨어(HW) 핵심 기술 개발, AI 반도체 및 모빌리티용 배터리 개발, 스타트업·인력 양성 등을 내걸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오는 12월 국민성장펀드를 출범시키고 로봇 산업에 3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AI와 로봇 산업 분야의 투자계획을 발표했고, 산업 현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활용을 제약하는 규제도 완화할 전망이다.

정부의 지원과 규제 완화 기대감에 로봇 관련주는 연일 신고가 행진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휴림로봇 주가(종가 기준)는 지난 10일 3480원에서 24일 6080원으로 2주 만에 74% 급등했다. 같은 기간 로보로보 주가도 주당 6690원에서 1만190원으로 52% 올랐고, 유진로봇(15%) 등도 상승했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투자 금액이나 모델 완성 시기보다 정부가 휴머노이드에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 제조 현장에 휴머노이드를 도입하고 싶어 하는 기업들이 로봇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려는 부분이 가장 희망적”이라고 봤다.

해외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AI에서 로봇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이 커질수록 로봇 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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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컴퓨터의 컴퓨터’ 양자컴퓨터=휴머노이드 로봇과 함께 눈에 띄는 분야가 양자컴퓨터다. 이달 초 글로벌 금융사인 JP모건체이스는 앞으로 10년간 양자컴퓨터를 포함한 첨단 기술에 1조5000억 달러(약 210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연평균 20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투자계획은 양자컴퓨터 관련주를 달궜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 원리로 연산하는 차세대 컴퓨터다. 컴퓨터가 0과 1의 비트를 사용한다면 양자컴퓨터는 큐비트(Qubit)라는 단위를 사용해 계산한다. 수퍼컴퓨터가 수천 년 걸릴 계산을 양자컴퓨터는 몇 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 적용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특히 AI가 인간의 사고를 모방하고 있다면 양자컴퓨터는 그 AI를 더 빠르고 정밀하게 진화시키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이 이미 양자컴퓨터 개발과 투자에 적극 나선 이유다. IBM은 2023년 1121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공개했고 올해 안에 4000큐비트 이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하이브리드 양자 연산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고 보스턴에 연구센터도 설립했다. 양자컴퓨터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태도를 바꿔 양자컴퓨터 도래 시기를 수년으로 앞당겼다.

젠슨 황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양자컴퓨터 도래 시기를) 5년이라고 말한다면 그건 초기 단계를 가리키는 것일 테고 상용화까지 3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불과 5개월 후인 지난 6월 프랑스에서 개최된 유럽 스타트업 박람회 ‘비바테크 2025’에서 “향후 몇 년 안에 흥미로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영역에서 양자컴퓨터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양자컴퓨터는 변곡점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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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오픈런’ 준비…상장 예정인 신상 ETF=국내 ETF 시장 규모는 2002년 첫 도입 이후 23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ETF 순자산 총액은 240조원을 넘었고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5조원을 웃돈다.

‘ETF 200조원 시대’를 맞은 투자 업계는 저마다 공들여 유망 종목을 골라 만든 새 ETF를 상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상 ETF가 품고 있는 종목만 봐도 최신 증시 흐름을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달 말에는 미국 기술주를 모은 ETF가 줄줄이 나온다. 오는 28일 신한자산운용이 내놓는 ‘SOL 미국 넥스트테크 TOP10 액티브’는 성장 가능성이 큰 미국 기술기업 10곳에 분산 투자한다. 이온트랩 기술 기반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기업인 아이온큐(IONQ), 4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업체인 오클로(OKLO) 등을 담았다.

같은 날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내놓는 ‘ACE 미국AI테크 핵심산업 액티브’는 그간 AI ETF가 주로 반도체·전력 같은 특정 산업에 집중한 것과 달리 컴퓨팅·에너지·소프트웨어·하드웨어로 이뤄지는 AI 밸류체인(공급망) 전체에 투자한다. 같은 날 상장하는 ‘TIMEFOLIO 글로벌 탑픽 액티브’는 주식 개별 종목이 아닌 ETF에 분산 투자하는 ‘ETF의 ETF’다. 현재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탄력을 받은 ETF를 선별해 투자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 여러 개의 ETF 상품을 조합해 분산투자하는 펀드)상품으로, 오마카세처럼 타임폴리오가 그때그때 유망하다고 판단되는 ETF를 담아 운용하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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