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李대통령 "대미 투자 방식·규모·일정, 모든 부분 논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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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한국의 3500억 달러(약 480조원) 규모의 투자 약속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양국이 모든 주요 사안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경제 매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투자 방식, 투자 규모, 일정, 손실 분담 및 배당금 배분 등 모든 부분이 아직 논쟁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건 당연하지만, 그것이 한국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하는 수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논의는 계속되고 있으며 견해차가 일부 남아 있지만, 지연이 곧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열어뒀다.
블룸버그는 "이 투자 약속은 지난 7월 초안이 잡힌 양국 무역 협정의 핵심 축으로, 협상 지연으로 인해 한국 자동차 업계가 경쟁국 대비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며 "대통령이 시간을 요청하는 사이,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의 25%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지난달 워싱턴과 MOU를 체결해 15% 관세 혜택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일본과의 비교를 일축하며 "한국 역시 EU가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한 방식에서 배울 점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자 친구이므로, 모든 당사자에게 수용 가능한 합리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미국 이민당국이 공개한 현대차-LG엔솔 이민단속 현장. 사진 ICE 영상 캡처
이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에 대한 미국 이민당국의 단속 이후, 한국 내 여론이 투자에 더욱 신중해졌다고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비자 제도를 개정하기 위해 협의 중이며, 머지않아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근로자의 안전과 합리적 처우가 보장되지 않으면 미국 내 공장 건설이 심각하게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안보 분야에 대해선 최근 한·미 양국이 진행 중인 동맹 현대화 협상에 대해 "가시적 진전이 있었다"며 "단순히 북한 억제 수준을 넘어 진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국방비를 GDP의 2.3%에서 3.5%로 확대하는 계획에 대해서는 "방위비 증액은 자주 국방 기조에 따른 것이지, 미국의 요구가 아니"라며 "한국은 외부 요인과 무관하게 북한 억지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6년 만에 열리는 트럼프-시진핑 회담에 대해서는 한국의 처지를 '두 개의 맷돌 사이에 낀 나라'로 비유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질서는 점점 더 복잡하고 위험한 국면으로 가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양자 회담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공존하며, 상호이익적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의장국인 한국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번 인터뷰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미국에서 만난 22일(현지시간) 다음날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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