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과방위원장이 26일 본회의장에서 딸 결혼식 축의금 액수가 적힌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최 위원장 측은 “피감기관 등에 축의금을 돌려주라고 지시하는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사진 서울신문

국민의힘이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딸 결혼식 축의금 문제를 27일에도 맹공했다. 그러면서 전날 최 위원장이 피감기관 등으로부터 받은 축의금 액수를 확인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에 대해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김현지 전 총무비서관보다도 최 위원장이 더 뜨고 있다는 말이 많다”며 “최 위원장은 자녀의 결혼식 날짜를 유튜브를 보고 알았다더니 축의금을 누가 얼마씩 냈는지는 꼼꼼하게 확인하더라”고 비판했다.

이어 송 원내대표는 “피감기관 관계자들로부터 100만원씩 받은 건 적은 돈이 아니다.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고 뇌물 수수 소지도 많다”며 “이것도 돌려준다고 했는데 뇌물은 돌려주더라도 뇌물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사적인 축의금 정리 업무를 보좌진한테 시킨 것도 명백한 갑질 아니냐”고 주장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재원 최고위원도 “국정감사 MVP로 추미애 민주당 의원을 예상했는데 최 위원장이 새로 등장했다”고 했고, 양향자 최고위원은 “자녀 경사를 치러본 수많은 공직자와 국회의원들이 최 위원장의 과감함과 뻔뻔함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고 맹공했다. 우재준 최고위원은 “카드 결제로도 축의금을 받은 걸로 아는데, 결제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반환했느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최 위원장의 과방위원장직 사퇴 요구와 함께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본인의 권력을 이용해 피감기관을 갈취한 것”이라며 “김현지 이슈와 함께 고발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 김영란법 위반과 함께 묶어 진행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최 위원장과 같은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갈취신고센터’ 설립 논의까지 나온다.

최 위원장은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피감기관과 일부 정치인으로부터 받은 딸 결혼식 축의금 액수를 확인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최 위원장이 보좌진에게 받은 메시지에는 소속 기업(기관)과 이름, 축의금 액수 등이 정리돼 있었다. 최 위원장 측은 “기관 및 기업으로부터 들어온 축의금을 돌려드리도록 보좌진에게 지시하는 내용”이라고 해명했지만, 국민의힘은 직후 “명백한 이해충돌 행위”(최보윤 수석대변인)라며 비판했다. 청탁금지법 시행령이 규정한 경조사비(축의금·조의금) 한도는 5만원이다.

정치인이 자녀 결혼식에서 축의금을 받아 논란이 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가 자녀 2명의 축의금으로 총 3억원 가량을 받아 결혼식 비용을 지출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