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로스쿨은 로스쿨”…하위권 로스쿨도 신입생 30%가 SKY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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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공동입학설명회에서 수험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수험생들 사이에서 이른바 ‘하위권’으로 꼽히는 일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신입생 3명 중 1명꼴로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 출신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 자격 취득을 목표로 한 진학 수요가 급증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상위권 대학 출신들이 지방권 로스쿨에 눈을 낮춰 지원한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원대·제주대·동아대·원광대·영남대 등 5개 로스쿨의 2025학년도 신입생 310명 중 31.0%(96명)가 SKY 학부 출신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원광대는 신입생의 40%가 SKY 출신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영남대(36.5%), 동아대(32.1%), 강원대(30.2%), 제주대(6.8%)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단순 인원으로는 영남대와 동아대가 각각 27명으로 가장 많았고, 원광대 26명, 강원대 13명, 제주대 3명이었다.

지방권 전체 로스쿨로 범위를 넓혀보면 SKY 출신 비율은 더 높아졌다. 전국 11개 지방 로스쿨의 신입생 972명 중 38.9%(378명)가 SKY 출신으로, 4명 중 1명 이상이 서울 상위권 대학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대(59.1%·78명), 경북대(56.1%·74명), 충남대(53.6%·59명)는 신입생 절반 이상이 SKY에서 학부를 마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주요 대학 출신들이 지방 로스쿨로까지 몰리는 현상은 최근 몇 년간 더욱 뚜렷해진 전문직 선호 현상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공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에 집중하는 것처럼, 인문사회계열 졸업생들도 지역을 불문하고 변호사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로스쿨에 진학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몇 해 전 연세대를 졸업한 직장인 A씨(30)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법학적성시험(LEET)을 봤다. A씨는 “예전에는 ‘그래도 스카이를 나왔는데’ 하는 마음에 서울권 로스쿨이 아니면 만족하지 못할 것 같았지만, 해가 갈수록 경쟁자가 많아지고 나이도 들면서 결정을 바꿨다”며 “지금은 하위권이라도 로스쿨은 로스쿨이고, 변호사가 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LEET는 로스쿨 진학을 위해 치러야 하는 시험이다. LEET 응시자 수는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25학년도 시험에는 1만9300여 명이 지원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로스쿨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9학년도(1만 명)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지방대 로스쿨마저 SKY 출신으로 채워지는 현실은 로스쿨 제도의 본래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경숙 의원은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이 법조인으로 성장하도록 만들어진 로스쿨 제도가 기존 학벌 구조를 고착화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며 “로스쿨 선발제도의 전반적인 변화를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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