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나무 3만 그루 심었다, 건설사 대표의 고향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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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750여m 강원도 백적산 기슭에 자신이 만든 숲을 돌아보는 김남성 대표. 박진호 기자

“울창한 숲, 잘 관리된 잔디밭. 어른들은 휴식하고 아이들은 자유롭게 뛰어노는 공간을 만드는 게 오랜 꿈이었습니다.”

지난 26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거문리. 해발 750여m 백적산 기슭에 다양한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다. 자작나무 1만5000그루, 소나무 5500그루, 단풍나무·주목·벚나무 각 500그루, 느티나무 300그루… 19만8000여㎡(6만평) 땅에 심어진 나무는 약 3만 그루. 개중에는 수령 300년이 넘은 물푸레나무, 수억 원을 호가하는 용의 형상을 닮은 소나무도 있다.

이곳은 원래 배추와 무 등을 재배하던 고랭지 밭이었다. 이 마을이 고향인 김남성(69) 금성종합건설 대표가 25년 전 3만3000㎡(1만평)를 매입해 나무를 심으면서 숲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김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단돈 1만1000원을 들고 서울로 상경해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후 건축 관련 기술을 익혔고, 마흔 살이 되던 해 지금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서울과 평창을 오가며 계속 주변 농지를 사들이고 나무를 심었다. 그렇게 황량했던 고랭지 밭은 어느새 울창한 숲으로 바뀌었다.

그는 지난 5월 자신이 가꾼 숲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카페를 열었다. 진부면 거문리와 상월오개리 일대를 일컫는 옛 지명을 따 ‘거커리 숲’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이 카페는 지상 2층, 990㎡(300평) 규모의 북카페로, 3000여 권의 책과 함께 다양한 전시회도 열린다. 특히 이 카페에선 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농산물로 빵과 음료를 만들고 있다. 당귀와 대파, 곤드레, 쑥을 활용한 베이글을 비롯해 당귀라떼 등 특색있는 빵과 음료를 맛볼 수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숲을 중심으로 4개의 산책길도 만들고 있다. A코스(계곡 길)는 자작나무숲에서 시작해 화훼단지·소나무숲·계곡 쉼터·카페로 연결된다. B코스(맨발 보행 길)는 단풍나무숲·석탑 정원·느티나무숲, C코스(교수 마을 길)는 메타세콰이어 길·가족캠핑장·산채 탐방로·교수 마을, D코스(연인의 길)는 화전민 터·자작나무숲·주목 둥근 소나무숲·카페로 연결된다.

김 대표는 “죽기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을 만들어, 많은 아이가 찾아와 마음껏 뛰어노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청정 자연과 울창한 숲속에서 휴식하며 생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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