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K리그에 뛰는 ‘오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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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제주와의 K리그1 경기 도중 상대 위험지역에서 수비수에 발을 밟히는 전북 공격수 전진우(가운데). [사진 쿠팡플레이 중계화면 캡처]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3일 벌어진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와 제주 SK 경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 경기 막판 전북에 페널티킥을 줬어야 하는 반칙 상황을 주심이 그냥 넘기는 영상을 보여준 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에게 의견을 물었다. 유 회장은 “축구를 잘 모르지만 (페널티킥을) 줘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은 경기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페널티킥도 아니고, VAR(비디오판독)도 하지 않고, 말도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K리그 심판 업무를 맡은 대한축구협회(KFA) 심판위원회가 해당 상황이 오심이라는 걸 인정했지만, 포옛 감독에겐 제재금 300만원 징계가 내려졌다. 김승수 의원은 “올해 K리그1 오심 34건 중 절반 가까운 16건에 ‘해당 심판 1경기 배정 정지’의 솜방망이 징계가 내려졌다. 전북-제주전 A주심도 고작 3경기 배정 정지만 받았다”며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전북 현대의 포옛 감독은 SNS에 “페널티킥도 아니고, VAR도 하지 않고, 말도 못한다”는 글로 오심을 대놓고 저격했다. [사진 포옛 SNS]
전 세계 축구계가 오심 방지를 위해 VAR를 도입하는 등 노력하는 것과 달리, K리그는 쏟아지는 오심으로 신뢰를 잃고 있다. 전체 일정의 82%(38라운드 중 31라운드)를 소화한 상황에서 올 시즌 K리그 오심은 79건. 지난 시즌 전체(28건)의 2.8배다. K리그1만 따지면 8건에서 34건으로 4배 넘게 늘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문진희 KFA 심판위원장은 “판정은 심판의 주관적 생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K리그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포옛 감독 사례처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감독·선수가 오심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하면 출장 정지나 제재금을 부과한다. 규정에 따른 조치다. 문제는 규정 적용 대상이 아닌 중계진에 대해서도 ‘입막음’을 시도한 점이다. 중앙일보가 확보한 K리그 중계진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는 “중계 시 판정에 대해 코멘트를 자제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심판 운영에 대한 책임은 축구협회 소관이지만, 심판 판정에 이런저런 멘트를 할 경우 여러 가지 오해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중계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자회사인 스카이스포츠가 제작한다.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한 문진희 축구협회 심판위원장. [사진 국회방송 캡처]
경기 상황과 심판 판정을 설명하고 궁금증을 풀어줘야 할 중계진에 대해 사실상 ‘재갈 물리기’식 공지를 올린 데 대해 프로축구연맹 측은 “해설위원이 주관적 평가를 즉석에서 내는 게 부정확할 수 있고, 한쪽 팀을 응원하는 시청자에게 거부감이 들 수 있어 판정 평가 멘트를 남발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한편, 김승수 의원실은 “(문제의 전북-제주전) A주심이 이사로 재직하는 업체가 프로축구연맹 어플리케이션과 KFA 유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럴 경우 구단들이 해당업체를 우대할 소지가 있다”며 이해충돌 방지 의무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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