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뉴스1

순직해병특검팀이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소환 조사한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28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오 처장을 31일 오전 9시 30분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오 처장이 송창진 전 공수처 수사2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대검찰청에 통보하지 않고, 수사를 의도적으로 지연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은 공수처 검사에게 범죄 혐의가 있을 경우 관련 자료와 함께 이를 대검찰청에 통보해야 한다.

특검은 이미 오 처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하고, 공수처 청사 압수수색을 진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송 전 부장검사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에 연루된 사실을 같은 달 10일까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송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 임용 전인 2021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피의자인 이 전 대표를 변호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그를 지난해 8월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해당 고발 사건을 배당받은 공수처 수사3부는 송 전 부장검사에게 “죄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공수처법상 대검 통보 의무를 회피하는 취지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사건은 1년 가까이 공수처 내에서 사실상 중단 상태에 놓였다.

이 사건은 올해 6월 해병 특검이 공식 출범하면서 공수처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아 재수사에 들어가며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검은 오 처장을 상대로 사건 지연 경위와 보고·결재 과정 전반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