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방에서 오타니 경기 봤다"…다카이치 즉석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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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늦어 죄송합니다. 방금 트럼프 대통령님 방에서 야구를 보고 있었습니다. 1대 0으로 다저스가 이기고 있습니다.”

28일 일본 영빈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장에 함께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8일 오전 9시53분,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이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시작됐다. 두 정상은 자위대 사열 등을 마친 후, 7분 간격을 두고 회담장에 함께 들어갔다. 이미 양국 각료들이 착석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모두발언에서 야구를 주제로 개인적 신뢰관계 구축에 나섰음을 밝혔다.
마침 회담이 열린 시각,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가 진행 중이었다.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 선수는 1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2회 말이 끝난 시점에서 다저스가 1대 0으로 앞서 있었다.
다카이치 총리 왼편에 앉은 측근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재무상은 ‘지각’ 이유를 듣고 “그랬군요”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공동야구경기 시청은 사전에 정부 간에 조율되지 않은 것으로, 정상 간 호흡이 맞아 즉석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타니 쇼헤이 선수에게 다가가면서 악수하고 있다.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어린 시절 야구선수가 꿈이었고, 평소 메이저리그 경기를 종종 직접 관전할 정도로 야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A 다저스의 오타니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선수다.
지난 4월 백악관에서 다저스 선수단의 예방을 받았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오타니 선수의 이름을 언급하며 “영화배우 같다”고 말하고 직접 다가가 악수한 뒤, 대통령 집무실로 초대하기도 했다.
나라(奈良)현 출신인 다카이치 총리 또한 간사이 지역의 인기 구단인 한신 타이거스의 열렬한 팬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지난 2019년 5월 26일 일본 지바현의 골프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시절,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신뢰 관계를 쌓기 위해서는 공통된 취미를 통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아베 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섯 차례 함께 골프를 치며 카트를 나란히 타고 친밀한 대화를 나눴다.
아베 전 총리의 후계자로서 새롭게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도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의식한 채 첫 회담에 임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두 정상이 함께 야구 경기를 관전하는 장면이 또다시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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