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백악관 떠난 MAGA 로비스트들 “트럼프와 거래 비결” 판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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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해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내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2월 취임 후 호황을 맞은 로비 업계에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성향 로비스트들이 환영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5일 공시된 실적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올해 현재까지 로비 지출 자금이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21%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한다면 1998년 이후 최대 수준의 연간 증가폭을 기록하게 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밀접한 마가 성향 업체들의 매출이 급성장했다. 트럼프의 30년 지기 측근인 브라이언 밸러드가 설립한 ‘밸러드 파트너스’는 올해 매출이 4배 이상 치솟으며 업계 매출 증가액 1위를 차지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팸 본디 법무장관이 이곳에서 근무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결한 연방 정부 지원금을 두고 갈등을 빚은 하버드대는 밸러드에 27만 달러(약 3억9000만)를 냈고, 틱톡은 ‘인터넷 기술 및 콘텐트 플랫폼 규제’ 관련 로비를 위해 45만 달러(약 6억5000만원)를 지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재정 책임자를 맡았던 제프 밀러가 지난 2017년 설립한 ‘밀러 스트래티지’는 올해 매출이 4배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대선 직후 밀러 스트래티지와 36만 달러(약 5억2000만원)의 계약을 맺은 화이자는 최근 관세 유예의 성과를 얻었다. 와일스 실장의 또 다른 직장이었던 ‘머큐리 퍼블릭 어페어스’도 매출이 두배 넘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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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월 30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화이자의 약품 가격을 내리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비가 합법인 미국에선 정권이 바뀌면 여당 성향 업체의 사업이 잘 되는 건 흔한 일이다. 하지만 유독 마가 로비스트가 관심받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거래방식 때문이다. 과거 정부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 본인과 고위 관료가 직접 로비의 대상이다. WP는 “미국 기업이 트럼프의 독특한 스타일과 무역 및 의료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여러 공화당 계열 로비 업체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비 방식도 변하고 있다. 마가 로비스트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조건으로 “미국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지”를 강조한다. 미국 시장에서 활동하려면 비용을 지불하라는 일명 ‘페이 투 플레이(pay-to play)’ 방식이다. 지난 8월 엔비디아와 AMD 등 반도체 기업들은 고성능 칩의 중국 수출을 허용한 대가로 판매 수익의 일부를 정부에 내기로 했다. 영국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는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3년간의 관세 유예를 얻어낸 대신 가격을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화이자도 최근 비슷한 합의를 트럼프 대통령과 했다.

로비 수요가 급증하자 백악관 직원 중 상당수가 퇴사 후 로비 업계로 넘어갔다고 WP가 전했다. 메이 메일먼 백악관 고위전략관은 직접 로비 업체를 차리기 위해 사임했다. 대통령 부보좌관 겸 인사담당 부국장이었던 트렌트 모스도 지난달 같은 이유로 백악관을 떠났다. 이들은 퇴사 후 일정 기간은 본인이 직접 로비에 나설 수는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대하는 법을 자문해주고 있다. 메일먼은 “백악관에 와서 굽신거릴 필요 없다”며 “대신 (미국에)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승리하기 위한 도구가 있다고 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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