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취약기업, 열 곳 중 네 곳...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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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취약기업이 열 곳 중 네 곳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9일 ‘2024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통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율이 42.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직전 최고치인 2022ㆍ2023년(2년 모두 42.3%)보다 소폭 올라, 역대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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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 전경. 연합뉴스

한은의 이번 조사는 제조 기업 18만6490개와 비제조 기업 77만4846개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보다 낮은 기업의 비율은 2019년 36.6%에서, 코로나 19가 확산한 2020년 40.9%로 뛰었고, 이후 40%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 대비 이자 비용 부담이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이 빚 갚을 능력이 부족하다. 100%가 안 되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면, 정상적 경영 활동이 어려운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반면 이자보상비율 500% 이상으로 빚을 갚을 능력이 충분한 우량 기업의 비율은 점점 줄어, 지난해 20%대(29.4%)로 내려앉았다. 2021년 38.2%, 2022년 34.2%, 2023년 30.5%에 이어 4년 연속 하락세다.

문상윤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반도체 중심으로 대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졌지만, 소규모 우량 기업들은 수익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매출액 증가율은 2023년 -1.5%에서 지난해 3.7%로 반등했다. 2021년(17%)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전자ㆍ영상ㆍ통신 장비 등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이 2023년 -2.3%에서 지난해 4.6%로 플러스 전환했다. 운수ㆍ창고와 도소매 등 비제조업 매출액 증가율도 2023년 -2.1%에서 지난해 2.9%로 뛰었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4.6%로 전년(3.5%)보다 올랐다. 2021년(5.6%) 이후 최고치다. 안정성 지표도 개선됐다. 부채 비율은 지난해 119.9%로, 2023년(120.8%)보다 줄었다. 2020년(188.3%)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차입금 의존도도 31.4%에서 31%로 소폭 줄었다. 다만 기업 규모별로는 달랐다. 대기업은 부채 비율이 101.0%에서 101.5%로 소폭 늘었고, 중소기업은 166.9%에서 162.7%로 줄었다.

문 팀장은 “늘어난 이익잉여금을 중심으로 자본이 더 많이 증가하면서 부채 비율이 하락했다”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하면 당기 순이익이 늘고, 자본이 증가하면서 안정성이 좋아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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