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땡볕 아래 '생수 성벽' 쌓였다…기부 받은 물 방치한 강릉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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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강원 강릉시 한 야외 주차장에 지난 가뭄 때 전국에서 기부한 생수가 방치되다시피 햇볕 등에 노출된 채 한 달 가까이 보관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악의 가뭄으로 고생했던 강원 강릉지역에서 기부받은 생수가 방치된 채 쌓여가고 있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릉의 한 야외 주차장에는 1팩에 6병짜리 생수 80팩과 60팩이 든 생수 묶음 960여개와 660여개가 2곳에 길게 성벽처럼 쌓여있는 상황이다. 생수는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장소에 보관해야 하지만, 주차장에 놓인 생수들은 포장이 뜯긴 채 땡볕을 그대로 맞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으로 전국 각지에서 강릉으로 보내온 생수는 2ℓ짜리와 0.5ℓ짜리 등 1066만3081병에 달했다.

시는 1차로 1인당 2ℓ 6병의 생수를 배부하고, 가뭄이 심각하던 9월 중순 아파트 주민 1인당 2ℓ 6병 묶음 3개씩을, 아파트를 제외한 시민에게는 1인당 2ℓ 6병 묶음 2개씩을 각각 2차 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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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강원 강릉시 한 야외 주차장에 지난 가뭄 때 전국에서 기부한 생수가 방치되다시피 햇볕 등에 노출된 채 한 달 가까이 보관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사회복지시설, 병원 입소자, 관외 주소지 대학생, 외국인 대학생과 외국인 근로자, 어린이집, 24개월 이하 영아, 소상공인 등에게 생수를 배부했다.

이렇게 시민에게 배부한 생수는 959만3965병. 이제 106만9116병이 남은 상황이다.

앞서 강릉시에는 지난 8월 30일 재난사태가 선포됐다. 이후 지난달 19일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22일 오후 6시부로 재난사태가 해제됐다.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상승하고 물 걱정이 없어지자 기부받은 생수 상당수가 야외 주차장에 한 달 가까이 방치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기부받은 생수를 중고마켓에 판매해 눈총을 받기도 했다.

한 강릉 주민은 "가뭄 때 전국 각지에서 생수를 보내 준 분들이 야외에 방치된 듯 쌓여 있는 걸 보면 마음이 매우 씁쓸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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