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전자도 'HBM 특수'...3분기 매출 86조,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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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메모리 반도체 매출을 올렸다. 반도체 영업이익은 7조원으로, 증권가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회사는 “전 고객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양산 공급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납품을 사실상 공식화했고, “HBM3E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80% 이상 늘었다”, “내년 증산하는 HBM도 고객을 다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간 소외됐던 HBM 특수를 삼성도 누리기 시작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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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반도체대전(SEDEX) 2025'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HBM4 실물. [연합뉴스]

다만 반도체 영업이익률(21.1%)은 SK하이닉스(47%)나 마이크론(35%)에 미치지 못했다. 6세대 HBM(HBM4)을 언제 얼마나 엔비디아에 납품하느냐에 따라 향후 영업이익률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위탁생산)의 중요성 또한 커졌다. 테슬라 등 대형 수주를 확보해 놓은 데다 HBM4 핵심 부품도, 시스템반도체(LSI) 사업부 주력인 스마트폰 칩도, 파운드리 기술력에 직접 영향받는 구조여서다.

HBM 내년 생산 늘려도 공급 부족, 증산 검토

30일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매출 86조1000억원에 영업이익 1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3% 늘어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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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호실적을 이끈 건 메모리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HBM3E 판매 확대와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판매가 늘었고, 제품 가격이 올라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HBM과 고용량 DDR5, 서버용 SSD같은 대형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고, 메모리 공급사들이 이런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느라 모바일·PC용 메모리 생산량을 줄이자 범용 메모리 수급이 빠듯해지며 모든 메모리 값이 다 올랐다는 거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AI 인프라 확보 경쟁이 지속하며, 서버향 메모리 수요는 업계의 공급량을 큰 폭으로 초과한 상황”이라며 4분기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할 거라고 봤다.

HBM 기술력 회복도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최근 그래픽처리장치(GPU) 경쟁이 심화하면서 주요 고객사들이 더 높은 성능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HBM4는 개발 착수 단계부터 이런 시장 수요를 사전 반영해, 고객 요구를 상회하는 12Gbps(초당 기가비트) 이상 성능(속도)을 저전력으로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김 부사장은 “내년 HBM 생산계획을 올해보다 대폭 확대해 세웠으나, 이에 대한 고객 수요를 이미 확보했다”라며 “추가 고객 수요가 많아 HBM 증산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역대 최대 수주 파운드리…적자 축소

파운드리 사업은 “2나노(㎚·1㎚=10억 분의 1m) 선단 공정 중심으로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삼성전자는 테슬라로부터 23조원 규모 첨단 칩 제조 공급 계약을 맺었고, 최근 일론 머스크 CEO가 삼성 파운드리에 기존 계획보다 더 많은 칩 생산을 맡긴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업계에서는 전 분기 2조원 대였던 파운드리 적자 규모가 이번 분기 1조원 안팎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산한다.

파운드리 선단 공정은 메모리·LSI(시스템) 반도체 사업에도 모두 중요하다. HBM4 주요 부품인 베이스 다이를 SK하이닉스는 TSMC 12㎚ 공정에서 만드는데, 삼성은 자사 파운드리 4㎚ 공정에 맡겼다. 또한 내년 초 출시할 갤럭시 S26 탑재를 목표로 성능 평가를 진행 중인 LSI사업부의 주력 제품 엑시노스2600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역시, 삼성 파운드리 2㎚ 공정에서 생산한다. 삼성 파운드리의 기술력·수율 개선을 입증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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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모바일 호조, TV와 가전은 적자 전환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하반기 출시한 갤럭시 Z폴드 7이 잘 팔려나가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고, 두 자릿수 수익성을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소비자의 AI 기능 사용은 주간 60%, 월간 80% 수준”이라며 “최근 출시한 확장현실(XR) 기기와 트라이폴드(3단 접는) 폰 등 혁신적 기기 형태와 AI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TV가 주력인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와 생활가전(DA) 사업부는 수요 정체와 미국 관세 영향으로 침체를 면치 못했다. 합산 매출 13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고, 1000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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