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독서의 계절’ 가을이라 더 빛난다…‘독서왕 독수리’ 문현빈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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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문현빈이 29일 대전에서 열린 LG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문현빈은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7-3 역전승을 이끌었다. 대전=고봉준 기자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요, 야구의 계절 그리고 문현빈(21)의 계절이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신예 외야수 문현빈이 생애 처음으로 치르는 포스트시즌에서 독수리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맹타를 거쳐 한국시리즈(KS·7전4승제)에서도 화끈한 방망이를 뽐내며 이번 가을을 자신의 계절로 만드는 중이다.
지난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KS 3차전 역전승의 숨은 주역은 문현빈이었다. 1-3으로 뒤지던 8회 말 1사 1, 3루. 문현빈은 바뀐 투수 유영찬의 포크볼을 결대로 밀어 쳐 좌중간 적시타를 뽑아냈다. 좀처럼 풀리지 않던 한화 타선은 문현빈의 추격 타점으로 달아올랐고, 이어진 연속 적시타로 전세를 7-3으로 뒤집었다.
승기를 잡은 한화는 가을야구 내내 흔들리던 마무리 김서현이 9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대전팬들에게 19년 만의 KS 승리를 안겼다.
한화의 주전 좌익수 문현빈은 가을야구 들어 한 단계 성장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삼성 라이온즈와의 PO 5경기와 이번 KS 3경기 합산 성적은 타율 0.367(30타수 11안타) 3홈런 14타점 8득점. 방망이는 더욱 정교해졌고, 장타까지 더해지면서 한화 타자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기록을 내고 있다.

한화 문현빈이 올해 호주 스프링캠프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책을 읽는 모습.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책과 가깝게 지내려는 문현빈은 야구계에서 잘 알려진 독서왕이다. 사진 한화 이글스
KS 3차전 직후 만난 문현빈은 “그토록 바라던 KS 첫 번째 승리다. 원정 1~2차전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안방팬들에게 승리를 안겨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웃었다. 이어 “선발투수로 나온 코디 폰세가 마운드를 잘 지켜줬다. 그러나 타선이 터지지 않아 걱정이 컸는데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선수단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한화가 내세우는 최대 수확은 단연 문현빈이다. 가을야구는 올해가 처음임에도 주눅 든 기색 없이 타선의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좌익수 수비에선 아쉬운 장면이 나오고 있지만, 출전 횟수가 쌓이면 수비에서도 제 몫을 해낼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문현빈은 “페넌트레이스를 마치고 몇 차례 연습경기를 하면서 타격감이 많이 올라왔다. 그 감각을 유지하려고 했던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내가 최대 수확이라는 평가는 아직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그래도 내 활약을 통해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 이길 수 있어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 8회말 1사 1, 3루 상황 한화 문현빈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5.10.29/뉴스1
문현빈은 야구계에서 잘 알려진 ‘독서왕’이다. 북일고 재학 시절부터 책과 가까워졌고, 평소 마음정리가 되지 않을 때 책을 읽으며 지친 심신을 달랜다. 올해 호주 스프링캠프로 떠나는 비행기에서도 책을 읽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론 가을야구 들어선 책 읽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페넌트레이스 때보다 피로도가 크고, 상대 전력분석을 하는 시간이 늘어 책과 조금 멀어졌다. 그래도 호텔방에는 늘 책이 놓여있단다. 2004년생인 문현빈의 또래 친구들은 소셜미디어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문현빈은 지난해 자신의 계정을 아예 삭제했다. 야구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다.
문현빈은 “최근에는 일본의 야구 영웅 스즈키 이치로의 성공 비법을 담은 책(이치로 사고)을 읽고 있다. 한 일본인 교수가 쓴 전기인데 이치로의 자기관리 방법과 야구 관련 글귀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어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나 역시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지금의 경험이 훗날을 위한 큰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고봉준 기자 xxxxxxxxxxxxxxxx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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