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힘, 추경호 특검 소환 초긴장…"혐의 입증 땐 내란정당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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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 사무실 인근에서 열린 긴급 현장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특검이 30일 추경호 의원을 소환 조사하자 국민의힘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의 혐의가 특검 수사를 통해 입증되면 국민의힘이 ‘내란 정당’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30일 내란 특검이 있는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앞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열어 특검을 향해 공세를 폈다. 장동혁 대표는 “국회의원의 표결권은 국회의원 각자에게 부여된 헌법상 가장 고유한 권한이다. 사후적·사법적으로 재단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기다리면서 이미 의결 정족수가 찼는데도 불구하고 기다리다가 표결했는데, 국민의힘에서 무엇을 막았고 무엇을 막을 수 있었단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번 수사는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을 내란 세력으로 엮어서 말살하겠다는 시도”라며 “야당을 죽여 일당독재로 가려하는 민주당이 내란 세력”이라고 외쳤다. “당시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지연한 우원식 국회의장과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김민석 국무총리를 수사하라”(주진우 의원)는 주장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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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계엄해제 의결을 방해한 의혹을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겉으론 강경하지만 국민의힘의 속내는 복잡한 상황이다. 추 의원의 신병 처리 여부가 내란 정당 프레임이 작동하는 중대 변곡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서다. 한 중진 의원은 “특검이 어떤 소설을 쓰더라도 추 의원만큼은 구속이든 기소든 하려 할 것”이라며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을 옭아매야 야당을 향한 내란 몰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검 수사도 국민의힘의 우려대로 흘러가고 있다. 특검은 추 의원이 비상계엄 당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당시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당사→국회→당사로 변경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한 것 등을 그 근거로 보고 있다.

추 의원은 이 같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는 특검에 출석하면서 “만약 대통령과 공모하여 표결을 방해하려 했다면 계속 당사에서 머물지 왜 국회로 의총 장소를 바꾸고 국회로 이동했겠느냐”며 “무도한 정치 탄압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무거운 기류가 감지된다. 추 의원을 시작으로 전방위로 수사가 뻗어나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국민의힘 조경태·김예지·이종욱·신동욱 의원과 당직자 등을 이미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권성동 의원 사건은 개인적 사법 리스크에 국한되지만 이번 수사는 당의 존립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추 의원에 이어 원내 지도부는 물론 당직자, 표결에 미참여한 의원들까지도 ‘내란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특검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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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질의를 듣고 있다. 장진영 기자

특검 수사로 추 의원이 기소될 경우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특검의 수사에 맞춰 더불어민주당도 정당 해산 카드를 준비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14일 법무부 국정감사에 나와 “국민의힘이 계엄에 부화수행(줏대 없이 다른 사람의 주장에 따라 그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것)하기 위한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수사에서 드러난다면 그에 따른 처분을 할 것”이라며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 헌법재판소가 위헌정당 해산심판 절차를 밟게 되면 국민의힘으로선 정당 자체로서의 존립 위기뿐 아니라 내년 6·3 지방선거에 빨간 불이 켜지게 된다. 한 초선 의원은 “선거는 결국 중도층 싸움인데, 내년에도 내란 정당이란 공격이 계속되면 선거에 상당히 불리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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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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