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李, 캐나다 총리에 남다른 예우…그뒤엔 '60조원 잠수함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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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만나 지난 8월 캐나다 차기 잠수함 입찰 사업에 우리 기업이 최종 후보군에 오른 사실을 언급하며 “캐나다가 신속하게 전력(戰力)을 확보하고 방산 역량을 강화하는 데 한국이 적극 기여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두 정상 간의 비공개 회담 내용을 이같이 전하며 “카니 총리도 ‘한국의 잠수함 기술과 역량을 잘 알고 있다. 오늘(30일) 거제조선소 시찰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조선 역량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소인수→일 대(對) 일→확대 오찬’ 회담 형식으로 총 2시간 가량 이어졌다. 이날 열린 다른 양자회담이 각각 20~40분 가량 진행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긴 시간이 할애된 것이다. 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국가 정상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빼면 이 대통령이 양자 회담 때 식사를 대접하는 정상은 카니 총리가 유일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의 한 호텔에서 한-캐나다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통령이 남다른 예우를 갖춘 것은 지난 8월 한화 오션·HD 현대중공업 ‘연합팀’이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의 최종 결선인 ‘숏리스트’(적격후보)로 선정된 상황과 무관치 않다. 경쟁자는 독일 티센크르푸마린시스템즈(TKMS)다. 여권 관계자는 “우리 기업의 속도감 있는 공정을 어필해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기회”라고 했다.
안보 측면에서의 유대감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 시내 호텔에서 카니 총리를 만나 6·25 전쟁 당시 2만 7000만명 규모의 캐나다군 파병을 언급하며 “400명에 가까운 인명 손실까지 입으면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애써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캐나다는 대한민국에 있어 단순한 우방을 넘어 동맹에 준하는 핵심 우방”이란 말도 덧붙였다. 카니 총리는 “한국은 캐나다에 있어서 국방, 상업,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아주 중요한 파트너”라고 화답했다.
이날 양국은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 협정을 타결했다. 이는 1999년에 체결한 군사정보보호 협정에 방산 협력을 추가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양국 간 방산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무기를 거래하기 위해선 관련 정보보호 협정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는 캐나다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 수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 주도의 서방 5개국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정보망에 대해서도 한층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또 양국은 ‘안보·국방 협력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캐나다가 이런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 가운데 한국이 처음이다.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조립 공장 시찰하는 한-캐나다 총리 (거제=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0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조립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왼쪽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2025.10.30 xxx806xxxxxxxxxx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카니 총리는 회담 직후 김민석 국무총리와 함께 헬리콥터를 통해 경남 거제 한화 오션 조선소를 찾았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이들을 직접 맞이했다. 카니 총리는 현장에서 “헬기를 타고 와서 제가 예상했던 것을 볼 수 있었다. 작업 규모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립공장, 장영실함 등을 둘러본 뒤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이어진 다른 양자 회담에서도 방산 관련 메시지에 방점을 뒀다. 이 대통령은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와 총리와 회담에서 “국방 분야의 협력도 아주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고, 최근에는 방위 산업 분야에 대해서도 양국 간 협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기존 ‘21세기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를 만나선 “부산 유엔 공원에는 호주군 출신 6·25 참전 전사자들이 지금 잠들어 있는데, 대한민국이 자유 민주진영의 일원으로 살아남은 데는 우리 호주의 정말 특별한 지원이 있었다는 점을 우리 국민들은 잊지 않고 있다”고 했다.
뉴질랜드와 호주는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의 일원이기도 하다. IP4는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함께 “우리는 모두 투명하게 각자의 국방 지출을 늘리고 있고, 방위산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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