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감 끝날도 "민희의 전당" 공방…최민희 딸, 직접 해명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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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종합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 마지막 날인 30일에도 여야는 딸 결혼식 축의금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최민희 위원장 사퇴 문제로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게 사실상 경고를 받은 최 위원장은 한껏 몸을 낮췄지만 결혼식 당사자인 최 위원장의 딸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이날 과방위에서 국민의힘은 대대적 공세를 폈다. 이상휘 의원은 “2025년 국정감사는 망했다”며 “국회가 ‘민의의 전당’이지만 과방위는 ‘민희의 전당’이라고 이야기한다. 참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MBC 사장 출신인 김장겸 의원은 최 위원장이 국감장에서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킨 사건을 거론하며 “(MBC가) 잘못했으면 싸대기를 맞을 뻔했다”고 비꼬았다.
박정훈 의원은 이날 출석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불러 세워 “최 위원장이 (딸 결혼식 날짜를 몰랐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최 위원장 의원실에서 방통위에 화환 요청을 직접 했는지 물었다. 이에 이 전 위원장은 “제가 양자역학 공부를 많이 안 해서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9월 10~15일 사이 (실무자에 화환 조치) 보고를 받았고, 그 직원이 보좌관에게 직접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최 위원장이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결혼식에 신경을 못 썼다”고 해명했던 걸 겨냥한 것이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방통위 측이 ‘위원장실이 화환을 요청한 바 없다’고 공식 확인했고, 화환을 요청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국감을 진행하기 위해 나머지는 나중에 확인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최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엔 MBC가 기자상을 탄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기자님들 수상을 축하드립니다”고 돌연 칭찬 글을 올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과방위 회의장 밖에서도 공방은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 위원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혼사를 명목으로 대기업 관계자 4인,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 3인, 기업 대표 1인 등 총 8인에게 각 100만원씩 모두 8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라고 적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위원장으로 인해) 국민이 이재명 정권이 위선을 상징한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게 됐다”며 “최민희는 즉각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최 위원장의 딸 정모씨도 이날 페이스북에 직접 글을 올려 모친을 두둔했다. 정씨는 “하늘에 맹세코 결혼식을 두 번 하지 않았다. 국감 기간에 일부러 맞춰 결혼식을 한 것이 아니다. 준비한 시험이 끝난 후 스케줄을 결정했다”며 “모든 것은 저의 선택과 결정이지 어머니와는 상관없다. 제가 그냥 어릴 때부터 저의 일을 부모님과 상의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자식이어서 그렇다”고 썼다. 그러면서 “어머니의 사회적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결정한 일로 곤욕을 치르게 해드려 어머니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가슴이 타들어 간다”고 했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파장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청래) 대표가 최 위원장에게 전화해 경위를 듣고 했으면 (최 위원장이) 어느 정도 시그널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최 위원장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느냐’고 묻자 “오래된 얘기”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국감 후 최 위원장에게 직접 해명을 들어본 뒤 거취 문제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정청래 대표 주변에선 동정론도 여전하다. 정 대표와 가까운 지도부 의원은 “앞으로 상임위 관계자 누구도 결혼식에 오지 말라고 해야 하느냐. 이게 사람 사는 일인가”라고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전당대회 때 최 위원장이 외로운 정 대표를 적극적으로 도왔기 때문에 정 대표가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정 대표 본인이 결단을 안 하면 (후폭풍을) 감당하지 못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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