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AI, 청년 일자리는 줄이고 시니어는 늘렸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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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확산 3년 만에 세대별 고용의 희비가 갈렸다. 청년층 일자리는 급감했지만, 50대 고용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가 엇갈린 핵심 이유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경력과 경험이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연공편향 기술변화를 중심으로(오삼일·한진수)’의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챗GPT가 출시된 2022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년간 청년층(15~29세) 일자리가 21만1000개 줄었다. 이 중 20만8000개(98.6%)가 AI에 많이 노출된 업종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50대 일자리는 20만9000개 늘었는데, 그 가운데 14만6000개(69.9%)가 AI 고노출 업종으로 분류됐다.

한은에 따르면 현재 국내 근로자의 63.5%가 AI를 활용하고 있고, 업무용으로 봐도 51.8%에 달한다. 오삼일 한은 고용연구팀장은 “AI는 주니어가 주로 수행하는 정형화되고, 교과서적인 지식이 필요한 업무를 상대적으로 쉽게 대체한다”며 “반면 시니어의 경력에 기반한 ‘암묵적인 지식’(tacit knowledge), 협업이나 조직 관리, 대인관계 등이 필요한 업무는 AI가 보완적으로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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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이미지 생성.

한은은 국민연금 가입자 1600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50대를 포함한 30ㆍ40대에서는 이전의 증가세를 유지하거나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청년층에선 해당 업종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연하게 꺾였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청년 고용 감소가 가장 컸던 분야는 컴퓨터 프로그래밍ㆍ시스템 관리업(11.2%)과 정보 서비스업(23.8%), 출판업(20.4%), 법률ㆍ회계ㆍ광고와 같은 전문서비스업(8.8%) 등이었다. 반면 보건업ㆍ교육서비스업ㆍ항공운송업 등은 청년 고용이 덜 감소했다. AI를 자주 쓰더라도 사람의 관리와 판단, 상호작용이 필요한 업무 등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걸로 해석된다.

AI 확산이 임금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단기간에 조정되기 어려운 임금 경직성이 원인인데, 고용 변화가 먼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 팀장은 “채용이 줄어들면 오히려 기존에 채용된 사람들은 AI 덕분에 수혜를 입고 임금이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AI 확산 초기인 만큼 청년 고용의 위축이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오 팀장은 “기업들도 단순히 채용을 줄이기보다, AI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인재를 어떻게 길러낼지 고민해야 한다”며 “청년층이 AI를 활용해 새로운 시장과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도록 스타트업에 대한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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