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진핑 “보복의 악순환 말아야”…中선 “G2 시대 개막 알린 회담”
-
21회 연결
본문

30일 김해공항 나래마루에 마련된 회담장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고 있다. 로이터
30일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양국 관계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측은 대국적으로 협력이 가져올 장기적 이익을 많이 보아야 한다”며 “상호 보복의 악순환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대립보다 대화가 낫다”며 “불법이민과 보이스피싱, 자금세탁 방지, 인공지능, 전염병 대응 등의 분야에서 협력 전망이 양호하다”며 양국 간 협력이 가능한 공통부분을 강조했다.
앞선 쿠알라룸푸르 협상과 부산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은 상무부가 발표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이른바 펜타닐 관세를 철폐하고 홍콩을 포함한 중국 상품에 부과된 24%의 추가 관세는 1년 더 유예하며, 중국은 상응 조치를 적절히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희토류와 관련 기술 수출을 통제하는 조치를 유예하고, 미국 선박 등에 대한 입항 수수료 부과 조치를 1년간 중단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 공개 발언 중 “중국의 발전·진흥과 트럼프 대통령이 실현하려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는 병행해도 모순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신화사의 공식 발표문에서는 빠졌다. MAGA에 불편한 중국측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김해공항 나래마루에 마련된 회담장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대신 올해 상반기 경제 성과를 부각했다. 시 주석은 “올해 1~3분기 5.2% 성장했다”며 “중국 경제는 하나의 바다로 규모·탄력성·잠재력이 커서 각종 위험과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자신감과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도 시사했다. 시 주석은 “내년에 중국은 아태경제협력기구(APEC) 의장국을 맡고, 미국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주최한다”며 “양국의 성공을 낙관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이른 시기 중국 방문을 기대하며,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을 초대했다”고 덧붙였다.
관심을 모았던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는 발표문에 포함하지 않았다. 중국은 양안의 평화적 통일에 대한 미국 측의 지지나 독립 반대 등을 희망했으나 미국이 호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왕원(王文)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장은 중앙일보에 “부산 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미국 독주 시대를 끝내고 세계 경제 무역의 ‘G2(주요 2개국) 시대’의 도래를 암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양국 모두 중·미 관계를 최대한 빨리 건강한 궤도로 되돌리기 위해 힘쓰고 있어 또 다른 안정기를 맞이할 것”이라며 “세계 경제 구도에서 중·미가 정립(鼎立)하고 다른 나라를 선도하는 새로운 구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 중장기적으로 경쟁과 협력의 병행 구도가 계속되며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왕 원장은 “중·미 관계의 장기적이고 정상적인 발전의 전제는 양측이 합의된 약속을 준수하고, 전략적 소통과 대화를 유지하면서 각자의 정치 체제, 발전 모델, 가치관의 차이 아래 평화롭게 공존하고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중국이 회담 직전에 확정한 5개년 계획의 외교 부문에서 ‘대국 관계를 전체적으로 안정되게 유지한다’는 결정에 부합한 회담”이라며 “5년 전 ‘대국과 협조 및 협력을 추진한다’와 비교해 기대치를 크게 낮췄다”고 지적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