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다카이치 총리 “셔틀외교, 다음엔 일본서”…"매우 즐겁고 유의미한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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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첫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매우 즐겁고 유의미한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30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차 한국을 방문해 이날 오후 이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21일 일본의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해 불과 일주일여만의 첫 한·일 정상회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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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한-일본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특유의 웃는 모습으로 회담장에 도착한 다카이치 총리는 당초 예정됐던 20분보다 25분 길게 이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 그는 회담 후 별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인상에 대해 “처음 뵈었는데 매우 따뜻하게 환영해주셨고, 매우 즐거운 의견 교환을 나눴다”고 밝혔다.

회담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현재 전략환경 아래에서 일·한 관계, 일·한·미 관계, 연계를 제대로 해나간다는 중요성에 대해 (생각이) 일치했다”면서 “이는 매우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일·미·한이라는 순서 대신 한국을 앞세운 점이 눈에 띄었다.

그는 “대통령과의 사이에서 이웃 나라이기에, 이웃 나라의 입장이 다른 여러 현안이 있지만 이것들을 제대로 우리들의 리더십으로 관리하고 일·한 국교정상화 이래 지금까지 쌓아온 일·한 관계 기반을 바탕으로 일·한 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안정적 셔틀 외교를 적극적으로 실시하자고 일치했다”고도 했다. 직접적으로 역사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간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양국 정상이 ‘리더십’을 갖고 관리해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는 설명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그러면서 “셔틀 외교를 적극적으로 지금부터 실시하기로 해, 다음은 일본에서 (이 대통령을) 맞이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셔틀외교는 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방문 전 일본을 찾아 당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시바 전 총리도 퇴임 전 한국을 찾아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관계 발전’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회담에 대해 “매우 즐겁고 유의미한 회담”이었다며 “양 정부 간에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진전시켜 나가게 됐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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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순조로운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양국 정상이 ‘실리’를 공유했다고 평가했다. 지지통신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보수적 이념을 계승하는 다카이치 총리 취임으로 양국 대립이 표면화하는 데 대한 (한국의) 우려가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총리 취임 후 달라진 다카이치 총리 발언을 조명했다. 태평양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미루고, 총리 취임 기자회견에서 직접 “한국 화장품도 사용한다”고 발언하는 등 친근감을 연출해 왔다는 것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다카이치 정권 출범 직후 일본을 방문해 국가안전보장국장과 정권 탄생의 ‘킹 메이커’ 역할을 한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를 만나는 등 한국 측도 “관계 안정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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