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결혼기념일 '인생투'에 장인도 울었는데…한화 와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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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30일은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29)의 네 번째 결혼기념일이다. 그는 이날 야구 인생 최고의 경기를 남길 뻔했다. 지난해 여름까지 미국 독립리그를 전전하며 은퇴를 고민하던 그가 KBO리그 포스트시즌 최고 무대인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에서 '인생투'를 펼쳤다. 그가 친아버지처럼 따르는 장인은 관중석에서 그 장면을 지켜보며 눈물을 쏟았다.

30일 KS 4차전에서 호투한 한화 와이스. 사진 한화 이글스
유일한 아쉬움은 그 역투가 무위로 돌아갔다는 거다. 한화는 이날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4-1로 앞서던 9회초 한꺼번에 6점을 허용해 4-7로 역전패했다. 한화는 시리즈 전적 1승 3패를 기록하게 돼 1패만 해도 우승할 수 없는 벼랑 끝에 몰렸다. 31일 KS 5차전에 앞서 만난 와이스는 "포스트시즌 경기에선 당연히 무조건 '승리'가 목표다. 결과가 그렇게 되지 못해 아쉽다"며 "나와 팀 동료 모두 (4차전의) 패배에 만족하지 못했다. 5차전은 반드시 이겼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와이스는 KS 등판을 하루 앞두고 특별한 손님을 맞았다. 와이스의 아내 헤일리가 남편 몰래 장인 마이크 맥패든 씨를 한국에 깜짝 초청했다. 양친이 모두 세상을 떠난 와이스에게 장인과 장모는 친부모 이상의 존재다. 마이크와 아만다 부부는 최근 인기 예능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출연해 사위를 향한 극진한 애정과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와이스는 2021년 헤일리와 결혼한 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인생의 새 힘을 얻었다.
와이스는 "가족은 내게 가장 큰 의미다. 내가 1회에 강판하든, 9회까지 던지든 결과에 상관없이 항상 날 응원해준다"며 "(4차전을) 이겼다면 아내와 함께 결혼기념일을 더 기쁘게 보냈을 수 있었을 텐데, 그 점이 가장 아쉽다. 그래도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한화 와이스의 아내인 헤일리(왼쪽)와 장인 마이크 맥패든이 30알 KS 4차전에서 호투하고 내려가는 와이스를 향해 울먹이며 환호하고 있다. 고봉준 기자
헤일리의 가족이 '인간 와이스'를 일으켜 세웠다면, 한화는 '투수 와이스'에게 새 인생을 선물했다. 지난해 다른 외국인 투수를 체크하러 미국에 갔던 한화 관계자들은 독립리그 경기가 한창이던 바로 옆 작은 야구장에 우연히 들어갔다가 와이스를 발견했다. 은퇴 기로에 섰던 와이스는 한화로부터 '6주 단기 대체 선수 계약' 제의를 받고 "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다음 이야기는 익히 알려진 대로다. 와이스는 믿음직스러운 활약으로 재계약에 성공했고, 올 시즌 16승(5패), 평균자책점 2.87, 207탈삼진으로 펄펄 날았다. 투수 4관왕에 오른 팀 동료 코디 폰세에 가렸을 뿐, 다른 팀에선 에이스로 군림할 만한 성적이다.
와이스는 KS 마운드에 오른 이날 마운드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다. 4회초까지 2루 한 번 내주지 않고 경기를 압도했다. 5회초 처음으로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박해민을 2루수 병살타로 잡아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마지막 위기는 7회초였다. 1사 1루에서 박동원이 유격수 쪽으로 땅볼을 쳤는데, 1루 주자를 2루에서 잡으려다 타자 주자까지 모두 세이프됐다. 자칫 경기 흐름이 LG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 그래도 와이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문성주를 다시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고, 이번엔 문제없이 병살타로 연결됐다.

30일 KS 4차전에서 호투한 한화 와이스. 사진 한화 이글스
7회까지 공 106개를 던진 와이스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박해민과 홍창기를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운 그가 다음 타자 신민재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하자 한화 벤치가 움직였다. 혼신을 힘을 다해 공 117개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와이스를 향해 주황색 물결을 이룬 한화팬의 기립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경기가 그대로 한화의 승리로 끝났다면, 팀과 와이스 모두에게 잊지 못할 명장면으로 남았을 순간이다.
그러나 한화는 끝내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와이스는 경기 후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움을 삼켰다. 와이스는 "경기 후 숙소로 돌아가면서 (5차전 선발) 문동주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일단 혼자 간직하고 싶다"며 "문동주는 KBO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는 투수다. 그가 잘 던져줄 거라고 믿는다"고 응원했다.
대전=배영은 기자 xxxxxxxxxxxxxxxxxx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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