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갈라만찬에서 건배 제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APEC 정상회가 개막한 31일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환영 만찬이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신라의 국호와 전설 속 피리 ‘만파식적(萬波息笛)’을 언급하며 “천년의 세월을 넘어 이곳 경주에서 APEC 회원국들의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만파식적의 선율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신라’라는 이름에는 ‘나날이 새롭게 사방을 아우른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경주는 전임 의장국들이 쌓은 전통적 유산을 계승하고, 새로운 경제적 도전에 역동적으로 대응하려는 한국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도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공동의 번영을 만들어가는 APEC의 비전에도 경주의 정신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또 “고대 신라에서 만파식적은 세상의 모든 분열과 파란을 잠재우는 평화의 상징이었다”며 “그 화음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평화와 안정, 번영을 가져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천년 고도의 정기를 이어받아 APEC의 협력과 성공, 그리고 우리 공동의 미래를 위해 건배하자”며 잔을 들어 올렸다. 건배주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호랑이 유자 생막걸리’가 사용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갈라만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만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21개 회원국 및 초청국 정상, 국제기구 대표, 글로벌 기업인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현역 복무 중인 배우 차은우 가 사회를 맡아 행사 진행을 돕고, APEC 홍보대사 지드래곤(G-DRAGON)과 댄서 허니제이·리정이 축하 공연을 펼치며 K-컬처의 매력을 선보였다.

만찬 메뉴는 셰프 에드워드 리가 경주산 식재료로 개발한 한식 위주로 구성됐다. 갈비찜과 나물비빔밥,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디저트가 함께 제공되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식탁을 완성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주 만찬은 신라의 화합 정신과 K-컬처의 창의성을 결합해 APEC의 화합과 번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자리”라며 “이날의 ‘만파식적 화음’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협력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메시지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