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홈플러스, 가까스로 새 주인 맞나…"인수의향서 제출한 곳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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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유동화전단채 피해자와 입점점주협의회 등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정무위 국정감사, 홈플러스 정상화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3월부터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대형마트 업계 2위 홈플러스가 인수 희망자를 찾았다. 공개경쟁 방식으로 전환해 약 한 달간 인수의향서(LOI)를 신청받으면서다.
31일 홈플러스는 접수 마감일인 이날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곳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입찰 참여 업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두 곳의 매수 희망자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수의향서 받아…업체는 비공개”
앞서 홈플러스의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2일 홈플러스에 대한 공개경쟁 입찰 공고를 냈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위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받았지만, 대상자 선정에 난항을 겪고 공개적으로 인수희망자를 찾으려 전환한 것이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는 공개입찰 일정에 따라 다음 달 3~21일 실사를 진행한 후 26일까지 최종 입찰 제안서 제출을 결정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인수의향서가 제출됨에 따라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회생계획서 제출 기한도 재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번 공개입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30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고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종합감사에 출석해 홈플러스 사태 관련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간 정치권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인수전의 가닥이 잡히지 않자 인수대상자로 농협을 거론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어기구 농해수위 위원장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을 향해 “홈플러스 청산 시 직원 2만 명과 소상공인, 협력업체 등 30만 명이 길바닥에 나앉을 수 있다”며 “농협이 공익적인 관점에서 인수를 검토할 여지는 없나”라고 질문했다.
강 회장은 이에 “농협 내에서 직접 검토한 적은 없다”며 “홈플러스를 거론하는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은 연간 수백억원대 적자가 나고 있고, 직원 200명 이상을 구조조정했다”며 “홈플러스 상황을 잘 알고 있지만 농협도 여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도 ‘농협 띄우기’가 이어졌다. 30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를 향해 “다른 상임위원회 국감에서 농협과 홈플러스의 시너지를 언급하며 M&A 등 여러 가능성을 띄웠는데 그 상황은 어떻냐”고 질의했다.
농협 유통 수년째 적자가 ‘걸림돌’
김 부회장은 “특정 매수인의 입장에서 언급할 수는 없다”면서도 “(농협이 홈플러스를 인수할 시) 시너지가 있는 건 맞다”고 답했다. 다만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묻자, “협상이 아닌 매각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앞. 연합뉴스
유통업계에서는 농협이 홈플러스를 인수할 경우 ▶도심 유통채널 확보 ▶온라인 사업 강화 등이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로 거론됐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점포의 67%, 기업형 수퍼마켓(SSM)의 91%가 수도권 및 광역시에 밀집해 있어 지방 중심 하나로마트의 약점인 유통망을 보완할 수 있다. 이커머스에 힘을 실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홈플러스의 지난 회계연도(2024년 3월~2025년 2월) 온라인 매출은 1조5000억원가량이었다.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다만 농협 유통의 ‘체력’이 문제다.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 두 개의 자회사로 운영 중인 하나로마트는 수년째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농협유통은 지난해 218억원, 2023년에는 283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다. 농협하나로유통도 같은 기간 각각 404억원, 31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홈플러스 인수가 이뤄질 경우 인력 승계, 향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추가 비용 투입 등도 부담 요인이다.
하렉스인포텍 “한국의 월마트처럼”
한편 이번 홈플러스 공개입찰이 마무리된 후 인공지능(AI)업체인 하렉스인포텍은 오늘 접수 마감 직전 홈플러스 인수의향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박경양 하렉스인포텍 대표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미국의 월마트, 아마존 플랫폼처럼 ‘AI에이전트(비서)’ 직거래 경제 모델을 적용해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갖추고자 한다”고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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