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가전 기업’ 한계 넘는다…LG전자, 엔비디아와 AI 신성장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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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전자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LG전자가 관세 악재 속 실적 방어에 성공했지만, 가전 사업 의존도가 높은 사업구조는 숙제를 남겼다. 향후 LG전자는 엔비디아와 협력을 확대하는 등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31일 LG전자는 3분기에 매출 21조8737억원, 영업이익 688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4%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8.4% 줄었다. 3분기 영업이익은 2023년 9967억원에서 2024년 3분기 7519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2년 연속 줄었다. 다만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고 매출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해 관세 여파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LG전자의 주력인 TV사업은 전 사업부 중 유일하게 적자를 냈다. MS사업본부는 매출 4조6525억원에 영업손실 3026억원을 기록했다. 경쟁 심화에 따라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고 희망퇴직 실시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탓이다.

세탁기·냉장고 등 가전 사업을 맡은 HS사업본부는 매출 6조5804억원에 영업이익 3659억원을 기록했다. 생산지 최적화와 효율성 제고 등의 노력으로 관세 영향을 일부 상쇄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 소폭 상승했다.

실적 방어를 이끈 건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업이었다. VS사업본부는 매출 2조6467억원에 영업이익 1496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3분기 최대 매출액에 이어 영업이익도 전체 분기를 통틀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률이 5%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맡은 ES 사업본부는 매출 2조1672억원에 영업이익 1329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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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인도법인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친 LG전자는 가전 사업의 역량을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는 한편, 전사 차원의 사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글로벌 투자와 수요가 집중되는 AI 생태계와 연계된 전장과 냉난방공조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확대하며 ‘질적 성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이날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다양한 AI 플랫폼 생태계에 합류해 로보틱스 등 피지컬 AI와 스마트팩토리·디지털 트윈 분야의 기술 혁신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특히 LG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AI 데이터센터의 냉각솔루션은 엔비디아와의 협력 시너지가 가장 큰 분야로 기대된다. 현재 LG전자는 액체냉각 방식의 핵심 장치인 CDU(냉각수분배장치) 공급을 위한 엔비디아 인증을 추진 중이다.

김창태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냉난방공조를 포함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핵심 영역에서 성장 기회를 적극 탐색하고 있다”며 “성장동력 확보 가속화를 위해 필요한 역량을 적기에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만큼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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