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전판 '억새 명소' 하늘공원 생기나…매립장 옆엔 골프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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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도 서울 마포구에 있는 월드컵공원처럼 쓰레기 매립장에 휴식 공간이 들어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전시가 유성구 금고동 매립장에 골프장 등 생활체육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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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억새밭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장 97개 크기 매립장 사용 곧 종료 

1일 대전시에 따르면 유성구 구즉동 제1생활매립장 사용 기간이 내년 6월말께 끝난다. 1996년부터 사용한 이 위생매립장(69만5788㎡)에는 876만2000㎥의 생활 쓰레기가 매립돼 있다. 매립장은 축구장 97개 크기와 맞먹는다. 대전시는 인근에 제2매립장(85만5642㎡)을 만들었다. 이 매립장은 내년 6월 이후 사용한다.

대전시는 1·2매립장 사이에 18홀 규모 골프장(86만7000㎡)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지난 9월 30일 구즉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정계와 학계, 시민사회단체, 지역 주민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금고동 공공체육시설(골프장) 조성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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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핑크뮬리와 억새밭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장우 대전시장은 2023년 4월 "환경시설 밀집 지역 발전방안의 핵심사업으로 '친환경 공공형 골프장'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시는 2024년 2월 금고동 골프장 관련 GB(그린벨트)관리계획 변경 등 용역에 착수했다. 그린벨트 지역에는 골프장 설립이 가능하다고 대전시는 설명했다. 이곳에는 매립장 이외에도 음식물자원화시설·바이오에너지센터·환경에너지종합타운 등이 추가 설치되고 있다. 또 하수처리장도 이전한다.

매립장 주변에 골프장 등 체육시설
대전시 관계자는 “금고동에 매립장 등 대전시 공공환경기초시설이 밀집해 있는 바람에 이 일대 주민들은 수십 년간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왔다”라며 “휴식·레저 공간 마련 차원에서 골프장 등 체육시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골프장 이용자는 충남 267만 6000여명, 충북 408만 6000여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와 4.1% 증가했다. 반면 대전에는 골프장 수가 6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적다고 한다.

골프장 건설비는 1307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시는 이 골프장을 2030년까지 완공해 2031년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전시 도시계획과 김동진 팀장은 “대전시가 운영하는 골프장은 기존 민간 골프장과 달리 농약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는 친환경 시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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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대전시장이 대전시 유성구 금고동 생활폐기물 매립장 주변 활용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대전시

사용한 매립장엔 공원 들어서나
1매립장은 사용 기간이 끝남에 따라 활용 방안도 관심을 끌고 있다. 생활폐기물 매립장은 사용이 끝나면 안정화 작업이 필요하다.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침출수 발생을 차단하기 위한 복토(覆土) 공사를 말한다. 복토와 함께 나무나 잔디 등을 심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매립 가스도 포집한다. 공원 조성 등에는 최소 5년, 구조물 건설을 위해서는 20년간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월드컵공원도 2002년 월드컵 축구경기를 기념해 난지도 매립장과 그 주변에 만들었다. 평화의공원·하늘공원·노을공원·난지천공원·난지한강공원 등 5개 공원으로 구성됐다. 이들 공원 조성과정에서도 안정화 과정을 거쳤다. 월드컵 공원은 서울시민이 자주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여의도 면적과 비슷했던 난지도는 1978년 매립장과 오물처리장(272만㎡)으로 인가된 후 1993년 3월 19일 폐쇄되기까지 서울시에서 생산되는 모든 쓰레기가 매립됐다. 이로 인해 해발 90여m에 달하는 쓰레기산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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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유성구 금고동 매립장 입구. 김성태 객원기자

대전시도 금고동 매립장 일대가 서울 월드컵공원 같은 곳으로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사용이 끝난 매립장은 안정화 과정을 거친 뒤 어떤 시설을 설치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며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처럼 시민 휴식 공간으로 꾸미는 것도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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