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달리기 딱 좋은 날"…3만4000명 서울 도심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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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앞에서 열린 '2025 JTBC 서울 마라톤'에서 참가자들이 출발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3만4000여명의 러너가 서울 도심을 질주했다. 2일 열린 2025 JTBC 서울마라톤에서 100여명의 엘리트 선수와 3만4000명의 마스터스 부문 러너들이 서울 상암에서 여의도공원, 올림픽공원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달렸다. 화창한 날씨와 매력적인 코스 덕분에 엘리트 부문은 2시간5분대, 마스터스 부문은 2시간20분대에 골인하는 호성적으로 이어졌다.
JTBC 서울마라톤
19명의 해외 초청 선수를 포함한 남자 엘리트 부문에서는 리틀 닉 킷툰두(20·케냐)가 2시간5분32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2시간5분29초)에 이어 두번째 기록에 해당한다. 그는 지난 4월 기록한 2시간17분38초가 개인 최고 기록이었지만, 6개월 만에 12분여를 단축하며 깜짝 우승했다. 풀코스 두 번째, 국제 대회 첫 출전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고교 시절 400m·800m 선수로 뛰었고, 지난해 마라톤으로 전향했다.

JTBC 서울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한 케냐의 리틀 닉 킷툰. 국제대회 첫 출전에서 1위를 했다. 우상조 기자
킷툰두는 “처음으로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 케냐의 2400m에서 고원에서 꾸준하게 훈련한 게 주효했다”며 “고지대와 평지에서 1주일에 약 190㎞를 달리며 훈련했다. 업다운(오르막 내리막)이 조금 있었지만, 평소 하는 훈련보다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5년 5월생으로 이제 갓 스무살을 넘긴 킷툰두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세계 정상급 마라토너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2시간 1~2분대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조만간 2시간 초반대를 달성한 뒤, 세계 기록(2시간0분35초)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킷툰두는 우승 상금 5만 달러와 함께 인센티브(2시간6분 이내 2만 달러)까지 총 7만 달러(약 1억원)의 상금을 챙겼다.
2위는 아지즈 아이트 우르키아(29·모로코, 2시간6분8초), 3위는 베레하누 원데무 체구(36·에티오피아, 2시간6분49초)가 차지했다.

JTBC 서울마라톤 한국 남자 부문 1위 김홍록. 우상조 기자
한국 남자 부문에서 김홍록(23·한전)이 2시간14분14초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김건오(24·한전, 2시간16분20초), 3위는 손세진(22·건국대, 2시간19분42초)이다. 김홍록은 “2시간9분대를 목표했는데, 기대에 크게 못 미쳐 많이 아쉽다. 오르막과 맞바람이 생각보다 어려웠고, 30㎞ 이후 오르막도 힘에 부쳤다”고 말했다.

JTBC 서울마라톤 한국 여자 부문 1위 임예진 선수. 우상조 기자
임예진(30·충주시청)과 김도연(32·삼성전자)의 라이벌 대결로 관심을 끈 여자 부문에서는 임예진(30·충주시청)이 2시간29분12초로 우승했다. 대회 전 기자회견에서 2시간29분대를 목표로 삼겠다고 한 임예진은 “중반 이후 컨디션이 좋아 개인 최고 기록(2시간28분59초) 달성을 노렸는데 약간 못 미쳤다. 작년에 2등을 해 아쉬웠는데, 올해 우승해 기쁘다”며 “내년 봄 2시간26분대, 이후 한국 기록(2시간25분41초)에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예진은 지난달 전국체전 10000m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김도연을 따돌리며, 한국 여자 장거리 일인자 자리를 지켰다. 2위는 한국 기록 보유자 김도연(2시간38분43초), 3위는 마스터스 부문에 출전한 미츠코 이노(2시간40분16초)가 차지했다. 여자부 4·5위도 마스터스 부문 참가자가 차지했다.

비빔밥 러너 로버트 허드슨. 김영주 기자
마스터스 남자 부문은 전북 전주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는 로버트 허드슨(38·스코틀랜드)이 2시간20분29초로 1위를 차지했다. 2022년 이후 이 부문 내리 4연패다. 기록은 한국 남자 우승자와 6분 차다. ‘비빔밥 러너’로 잘 알려진 허드슨은 JTBC 마라톤 단골 러너다. 그는 “날씨도 좋고 많은 사람이 응원해줘 이번에 개인 최고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프 지점까지 기록이 좋아서 이후에 더 열심히 달렸다”고 말했다.
JTBC 마라톤은 서울 도심을 관통하는 코스 덕분에 일반인 참가자들이 선호하는 대회다. 올해 풀코스와 10㎞ 부문 각각 1만7000명이 출전해 서울 도심과 한강을 달렸다. 10㎞ 부문 최고령 참가자인 서상호(81) 씨는 “스타트 지점부터 단풍이 노랗게 물들고 한강을 달리면서 서울 도심을 보는 풍경이 좋았다”고 말했다.
올해 JTBC 마라톤은 상암 월드컵공원을 출발해 양화대교~여의도~마포대교~세종대로~잠실대교를 거쳐 올림픽공원으로 이어지는 코스에서 열렸다. 지난해에는 시청 앞을 지났지만, 올해 광화문 세종대로를 통과하는 코스로 바뀌었다. 킷툰두는 바뀐 코스에서 우승하며, 코스 레코드를 보유하게 됐다.
한강 다리를 세 번 넘는 동안 맞바람이 변수이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덜 했다. JTBC 마라톤 사무국은 “오늘 기온이 적당하고 바람이 강하지 않아 엘리트와 마스터스 부문 모두 예년보다 좋은 기록을 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마스터스 부문은 30대 참가자가 절반 가까이 차지해 ‘젊은 마라톤’으로 자리 잡았다.
JTBC 서울 마라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대회다. 세 바퀴 휠체어를 타고 달리며, 최고 시속이 30㎞에 달한다. 4개국 9명의 선수가 출전한 이번 대회에선 코타 호키노우에(일본)가 우승했다.
김영주 기자 xxxxxxxxxxx1xxxxxx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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