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가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왕좌를 탈환했다. LG는 지난달 31일 끝난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4-1로 이겨 한화 이글스를 5경기 만에 4승 1패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LG의 우승은 1990년, 1994년, 2023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다. 네 시즌 모두 정규시즌과 KS를 통합 우승하는 위용을 뽐냈다.

1일 KS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염경엽 감독(가운데), 주장 박해민(왼쪽), 투수 임찬규. 연합뉴스

▶염경엽 감독, 총액 30억원 돌파할까=올해로 LG와 계약이 끝나는 염경엽 감독은 재임 3년간 두 차례나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내년에도 그가 LG를 이끄는 건 기정사실. 염 감독은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확답을 받았다"며 "딱 일주일만 쉬고 2연패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관건은 계약 규모다. 염 감독은 2023년 LG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3년 총액 21억원에 사인했다. 그해 LG는 29년 만에 정상에 올라 오랜 염원을 풀었고, 올해 두 번째 우승을 일구면서 '왕조 구축'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야구 관계자들은 "프로야구에 '감독 몸값 30억원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염 감독은 "구광모 구단주님과 차명석 단장님이 잘 챙겨주실 거라고 믿는다"며 씩 웃었다.

1일 팬들에게 우승 인사하는 염경엽 감독. 뉴스1

▶샴페인 파티는 홈에서 팬들과 함께=지난해까지 KS는 정규시즌 우승팀이 홈에서 1·2차전과 5~7차전을 벌이는 구조였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1위 팀이 3~5차전을 원정에서 치르는 방식으로 돌아갔다. 5차전에서 KS를 끝낸 LG도 서울 잠실이 아닌 대전에서 축포를 터트려야 했다.

LG와 한화는 KS 시작 전, 서로의 홈구장에서는 우승 세리머니를 간소화하기로 미리 합의했다. 대신 LG는 우승 이튿날인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성대한 기념행사를 열었다. 관중석을 꽉 메운 팬들 앞에서 선수들이 서로 포지션을 바꿔가며 3이닝 이벤트 경기를 펼쳤고, 아껴뒀던 샴페인을 마음껏 터트리며 정상의 환희를 만끽했다.

1일 팬들에게 우승 인사하는 김현수. 연합뉴스

1일 팬들에게 우승 인사하는 박해민. 연합뉴스

▶KS MVP도, 우승 주장도 이제 FA=LG 우승에 가장 큰 공을 세운 KS 최우수선수(MVP)는 베테랑 타자 김현수였다. 그는 5경기에서 타율 0.529(17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해 기자단 투표 89표 중 61표(68.5%)를 휩쓸었다. 이번 KS에선 특히 LG 고참 선수들의 '경험'이 빛났는데, 1차전 데일리 MVP였던 주장 박해민은 눈물을 쏟으며 "2023년 '우승 주장' 오지환이 부러웠다. 올해 내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감격했다.

공교롭게도 김현수와 박해민은 이제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박해민은 4년 계약이 끝났고, 김현수는 4+2년 계약 중 '+2년' 옵션을 채우지 못했다. LG 팬들은 우승 행사에서 두 선수가 단상에 오르자 "재계약!"을 연호했다. 염 감독은 "구단이 김현수와 박해민을 꼭 잡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공개 부탁했다.

1일 KS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염경엽 감독(가운데), 주장 박해민(왼쪽), 투수 임찬규 등 LG 선수단. 뉴스1

▶역대 최고 배당금 받을 듯=올해 포스트시즌(PS) 16경기가 모두 매진됐다. KBO가 벌어들인 입장 수익도 약 157억원으로 역대 최고다. 행사 진행 제반 비용(약 44%)을 제외한 약 88억원을 PS에 진출한 5개 팀이 나눠 갖는데, LG는 그 가운데 70%에 달하는 약 52억8000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KS 우승(50%·35억2000만원)과 정규시즌 우승(20%·17억6000만원) 배당금을 합한 금액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모기업에게 받는 우승 보너스도 기다린다. KBO와 10개 구단은 'KBO 배당금의 최대 50%'를 상한선으로 정했다. LG 그룹이 이 기준을 꽉 채워 보너스를 주면, 총 26억4000만원이 추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