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한령 해제 기대감 높인 시진핑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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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
마침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왔다가 갔다. 2014년 방한 이후 11년 만이다. 그간 한국 사회는 시 주석의 방한을 꽤 고대했다. 왜? 사드(THAAD) 보복이 해제되기를 바란 거다. 중국은 물론 보복이란 말 자체를 쓰지 않는다. 중국식 표현에 따르면 대응이다. 그리고 한국이 말하는 보복 조치를 내린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를 순진하게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엄연히 존재하니 말이다.
2016년 사드 사태 이래 한·중 관계는 큰 풍파를 겪었다. 중국에 진출한 많은 한국 기업이 우선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 이후 중국의 보복은 크게 한류의 중국 진출을 제한하는 한한령(限韓令)과 중국인 단체의 한국 관광을 금지하는 금한령(禁韓令) 두 가지로 나뉘었다. 금한령은 이태 전 풀렸다. 그러나 한한령은 건재하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 콘서트 등 거의 모든 게 중국에서는 불허 상태다.

이재명·시진핑의 첫 만남은 한·중 관계 복원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연합뉴스]
한국이 기회 있을 때마다 시 주석의 방한을 요청한 건 바로 이 한한령을 풀기 위해서다. 한국은 시 주석의 주도 아래 보복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서 중국이라는 나라보다 시 주석에 대한 호감도가 더 낮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시 주석이 한국에 와야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일각에선 한한령 해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중국 지도부 인사들이 한류 자체를 못마땅하게 여긴다고 한다. 한류 스타의 꾸밈새를 마뜩잖아한다. 중국 청년의 건전한 사회주의 정신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본다. 하나 이는 핑계에 가깝다. 그런 걱정을 한다면 중국 자체의 심의를 거쳐 걸러내면 될 일이다. 그래서 중국 문화산업 보호를 위해 한류를 막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문화산업은 오히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더 성장하는 법이다.
10년 가까운 한한령 제거를 위해선 시 주석의 결단이 가장 중요하다. 한데 이번 시 주석 방한에서 한한령이 풀릴 낌새가 느껴져 반가운 마음이다. 1일의 한·중 정상 만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시 주석,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장이 잠시 이야기를 나눌 때 베이징에서 대규모 공연을 하자는 제안이 나오자 시 주석이 호응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불러 지시를 했다는 거다. 이게 성사된다면 한한령 해제로 풀이될 수 있다.
K컬처가 제대로 유통이 되지 않는 나라는 현재 지구상에 중국과 북한 둘만이 아닐까 싶다. 한·중 관계 복원은 한한령 해제에서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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